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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인구 1억 베트남, 한국식 대형마트에 홀리다 [신짜오,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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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짜오, 베트남②

한국선 가성비 PB상품·노브랜드

베트남 현지인들엔 고품질 통해

‘베트남 한류가 그렇게 대단하다던데? 한국 기업 모두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간다던데? 인구 1억명, 중위연령 32세, 성장잠재력이 엄청나다던데?…’

베트남에 대한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인생 처음 베트남에 간 기자가 호찌민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만났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K마트계 라이벌 이마트와 롯데마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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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 신선식품 집중…K마트 식품 안전성 신뢰도↑

- 현지 생산 ‘L초이스’ 상품으로 고품질·가성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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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코너에서 장을 보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 평일 낮에도 고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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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롯데마트, 롯데마트 새롭게 신나게∼”

지난 8일, 베트남 호찌민 남사이공지점에 들어서자 귀에 익숙한 롯데마트송이 흘러나온다. 입구에 위치한 ‘오늘좋은’ 매대에는 롯데제과의 몽쉘드림케이크가 잔뜩 쌓여 있다. 매장 내에서도 베트남 현지 상품과 함께 다양한 한국 제품과 브랜드를 확인할 수 있다. 언뜻 봐선 한국 롯데마트와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고객 대부분이 현지인이다.

2008년 롯데마트의 베트남 진출 1호점인 이곳은 근처에 한인타운이 형성돼 있어 초기엔 한국인 고객도 많았다.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 마정욱 팀장은 “재래시장보다 가격이 비싸도 품질이 월등하고 쇼핑하기에 편한 한국식 대형마트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고객 대다수가 현지인”이라면서 “호찌민 부촌에 위치한 곳이라 소비력 있는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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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자체 식품 브랜드 요리하다와 L초이스 냉동식품이 진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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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1층엔 신선식품, 냉동·냉장식품, 베이커리와 K푸드 등 음식을 판매하는 ‘요리하다 키친’이 있고, 2층에는 가공식품과 공산품, 의류 등이 판매된다. 두 개층 약 2500평에 달하는 넓은 공간이 품목별로 보기 좋게 나뉘어 있다.

롯데마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위생과 식품안전에 신경 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육류를 개별 포장해 판매하고, 과일·채소를 깨끗하게 정리해 진열해둔 대형마트 고객이 늘어난 덕이다. 마 팀장은 “재래시장이 주류인 베트남에 한국식 마트 그로서리 시스템을 이식하기 위해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수박의 경우에도 샘플 측정을 거쳐 당도관리를 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롯데마트 신선식품은 깨끗하고, 안전하고, 맛있다’는 믿음을 갖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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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키친, 매장에서 직접 조리한 닭강정 등 K푸드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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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롯데마트를 찾는 또 하나의 이유는 PB상품이다.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까지 저렴한 L초이스 휴지, 세탁세제 등은 현지인들이 대량 구매해가는 품목이다. 한국식 조미김은 물론, 베트남 특산품인 견과류, 건망고, 멸치액젓, 꿀 등에도 L초이스 로고가 붙어있다. L초이스 상품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롯데마트 측의 설명이다.

이 매장은 최근 베이커리와 델리 코너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쇼핑하던 고객들은 쌀국수와 분짜 등 베트남 음식이나 떡볶이, 닭강정 등 매장에서 조리한 K푸드를 맛볼 수 있다. 김밥, 초밥 등도 인기 품목이다. 베이커리 역시 빵집에 버금가게 다양한 종류를 구비하고 있다. 베이커리 코너는 곧 리뉴얼을 통해 롯데마트 자체 브랜드인 ‘풍미소’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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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롯데마트 인기 상품인 L초이스 공산품.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현지 생산으로 가격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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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롯데마트의 동남아 거점으로 본사에서 특히 공들이는 지역이다. 강성현 대표가 두 달에 한 번꼴로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매장을 돌아본다. 지난해 9월엔 하노이 웨스트레이크에 베트남 16호점이 문을 열었다.

롯데마트 측은 “앞으로도 한국의 선진 유통문화를 접목해 매장을 찾는 베트남 국민과 관광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K마트를 대표하는 매장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 한국서 직수입한 ‘노브랜드’ 쓸어담는 현지인들

- 김밥, 떡볶이 등 인기…“K푸드 먹으러 마트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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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트남 이마트에서 매출이 급상승 중인 노브랜드. 한국에서 직수입한 다양한 제품이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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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에서도 신도시로 분류되는 2군 투티엠 지역에 있는 이마트 살라점. 지난 8일 이곳 방문을 위해 티소몰에 들어서니 은은한 빵냄새가 풍겼다. 발길을 잡아끄는 냄새의 출처는 이마트였다.

마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노브랜드 존’이다. 상품명과 설명이 모두 한국어로 쓰인, 한국 노브랜드 직수입 상품이 진열돼 있다. 카놀라유, 간장, 떡볶이 소스 등 조미료부터 비데용 물티슈, 세제, 골프공까지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이곳을 방문한 젊은 고객 몇몇은 과자, 식용유 등 노브랜드 상품으로 카트를 가득 채우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성비 상품으로 통하는 노브랜드는 베트남에선 고품질 K제품으로 인기가 높다.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 다른 한국 제품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어서다.

베트남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노브랜드 매출이 지점 전체 매출의 10%를 넘어섰다”면서 “마진을 최대한 줄여 고품질 한국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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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 직접 굽는 신선한 빵을 맛볼 수 있는 베이커리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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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를 지나면 베이커리가 등장한다.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바게트, 크루아상, 포크플로스빵과 함께 머핀, 파이, 식빵 등 다양한 빵과 케이크를 판매한다. 안쪽에선 위생모를 쓴 직원들이 대형 오븐에서 빵을 구워내고 있다. 뚜레쥬르나 파리바게뜨처럼 다소 비싼 K베이커리에 가지 않아도 신선한 한국식 빵을 맛볼 수 있어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베이커리 옆으로 델리코너가 등장한다. 오전 11시가 넘은 시각, 많은 고객이 식사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간단히 현지식인 쌀국수를 먹는 고객도 있었지만, 떡볶이, 치킨, 어묵 등을 먹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 드라마를 통해 떡볶이 등 분식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K푸드를 먹기 위해 일부러 이마트를 찾는 고객도 적지 않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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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코너에서 고객들이 야채와 과일을 고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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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은 한눈에 봐도 품질 좋은 야채와 과일로 채워져 있고, 육류와 어류도 정갈하게 진열돼 있다. 먹는 것에 진심인 베트남 마트인 만큼 나머지 공간도 다양한 브랜드의 식료품들로 채워졌다. 라면, 냉동식품 등 코너에선 한국 브랜드가 눈에 띈다. 한국 브랜드들은 제품 홍보를 위해 매출과 상관없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해두기도 한다고.

이마트 살라점은 2015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마트가 7년 만에 개점한 2호점이다. 공간은 1300평으로 1호점인 고밥점(1800평), 3호점인 판후익점(2100평)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공산품 비중을 줄이는 대신 ‘메가푸드마켓’을 콘셉트로 신선식품과 델리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2021년 현지 기업인 타코그룹에 이마트 베트남 지분 100%를 매각했으며, 현재는 타코그룹과 파트너십을 맺어 프랜차이즈로 이마트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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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델리 코너에서는 매장에서 조리한 떡볶이 등 다양한 K푸드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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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개점한 3호점은 한국 농산물과 K푸드를 판매하고 델리 코너를 강화했다. 또 현지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노브랜드 존을 1호점에 비해 60% 이상 넓혔다. 이마트는 3호점을 1등 점포로 키워 베트남 이마트를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마트 측은 “베트남에서 광대한 네트워크와 자산을 보유한 현지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동남아 시장에서 확장을 도모하겠다”면서 “우수한 한국산 상품을 널리 알리고 국내 기업과 농민의 수출을 돕는 전진기지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호찌민=글·사진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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