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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승부수 던진 이재용… "HBM 시장 주도권 되찾는다" [삼성 반도체 수장 전격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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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반도체사업 15조원 손실
기술 우위 사라지며 위기 고조
연륜 있는 리더십 교체로 쇄신
HBM·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숙제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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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1일 반도체(DS) 부문장을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전격 교체한 것은 삼성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위기감이 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반적인 업황 침체를 감안해도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만 15조원의 대규모 적자에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 적기를 오판해 주도권을 경쟁사에 뺏기면서 기술 초격차 전략의 쇄신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새롭게 반도체 수장을 맡은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약한 HBM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기술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하는 중대과제를 안게 됐다.

■HBM 엔비디아 공급, 최대 과제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정기인사 시즌이 아닌 시기에 DS부문장이 바뀐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번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반도체 사업 재정비를 위해 젊은 리더로 변화를 꾀하기보다 반도체 내부사정에 정통한 전 부회장의 연륜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전 부회장의 당면과제는 HBM 경쟁력 강화다.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14조8700억원의 연간 적자를 냈다. △1·4분기 4조5800억원 △2·4분기 4조3600억원 △3·4분기 3조7500억원 △4·4분기 2조1800억원 등 매 분기 조 단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침체가 실적부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더 큰 문제는 초격차로 대표되는 삼성전자의 기술우위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직면한 위기를 빠르게 수습하지 않으면 업황에 따라 얼마든지 실적이 고꾸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 성장세를 오판해 HBM 투자 적기를 놓친 것도 뼈아팠다.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삼성전자는 HBM2(HBM 2세대)까지 기술력을 증명하며 글로벌 HBM 시장을 선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시장 개화가 늦을 것이란 판단으로 HBM 투자를 줄였다.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지속적으로 HBM에 투자한 끝에 HBM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최대 고객사인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에 HBM3(HBM 4세대)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3 시장을 90% 이상 점유한 사이 삼성전자도 뒤늦게 HBM3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엔비디아의 품질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역전의 발판으로 노리고 있는 HBM3E(HBM 5세대)도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먼저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로선 SK하이닉스와 HBM 시장점유율을 좁히는 게 급선무다.

업계 관계자는 "전 부회장이 전사적 역량을 투입해 HBM3 이후 차세대 D램 제품 고도화에 주력하며 엔비디아 납품에 총력을 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와 파운드리 격차 해소 시급

파운드리 사업에선 업계 1위 대만 TSMC와의 격차 해소가 급선무다.

공개적으로 2030년 삼성전자를 제치겠다는 목표를 세운 인텔의 추격도 따돌려야 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61.2%로, 삼성전자(11.3%)와 격차가 49.9%p까지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력을 추격의 승부수로 띄운 만큼 전 부회장이 직접 개발·양산 과정을 진두지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종명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경영판단의 실책으로 HBM 시장을 SK하이닉스에 뺏긴 삼성전자로선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다"며 "AI반도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반도체 사업의 전체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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