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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중 부동산 부양책 “역사적”?…시장은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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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1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빌딩이 건설되고 있다. 항저우/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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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가 “역사적” 조처라고 자화자찬한 중국 정부의 미분양 주택 직접 매입 정책에 대해, 글로벌 시장은 자금 규모 등에 있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21일 로이터 통신은 중국 정부가 지난 17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 대해 시장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미분양 주택 해소를 목표로 한 정책 방향은 맞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자금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7일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주재한 전국 부동산 회의를 시작으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주택건설부, 자연자원부 등이 일제히 부동산 부양책을 내놨다. 전국에 산재한 미분양 주택을 지방 정부가 직접 매입해 임대 주택 등으로 전환하는 내용이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침체로 발생한 미분양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정부가 직접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정책은 나온 적이 없다.



허 부총리는 이날 오전 화상으로 열린 전국 주택인도보장 사업회의에서 “지방정부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를 지원하라”고 지시했고, 오후 타오링 인민은행 부행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방 정부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민은행은 3천억위안(57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방 정부에 지원하기로 했다. 인민은행이 국책은행 등에 이 돈을 대출하고, 지방정부가 선택한 국영기업이 이를 대출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약 5천억위안(95조원)의 자금 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민은행은 또 개인 차원의 주택구매 활성화 대책도 내놨다. 첫 번째, 두 번째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대출 금리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고, 계약금 비율도 첫 주택은 기존 20%에서 15%로, 두 번째 주택은 30%에서 25%로 완화했다. 이날 나온 대책들에 대해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간행물인 중국부동산신문은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서방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맥쿼리의 래리 후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한된 규모와 실행에 있어 다양한 어려움을 고려할 때, 이 조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그러나 정책 입안자들이 지난 몇 년간의 실패 이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통계청이 내놓는 미분양 주택은 수백만 채에 불과하지만, 국내외 기관들은 중국에 4천만~1억3천만채의 미분양 주택이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서구 기관들은 중국의 미분양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최소 2조~7조위안(380조~1330조원)의 자금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약 9조달러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는 지방 정부가 수익성이 낮은 주택 매입 프로젝트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의문이다. 은행 역시 잠재적으로 손실을 낼 수 있는 국영기업에 대출하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정부가 재고를 줄이기 위한 전면적인 프로그램에 착수할 경우 중국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는 데 9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많은 부분이 실행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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