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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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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채상병 특검법, 국회 권한 남용...수사 전 특검 전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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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1일 이른바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이 법률안은 국회가 권한을 남용하여 여야 합의 없이 통과시킨 것”이라면서 “행정부의 헌법상 권한을 형해화하고, 특검의 본질인 보충성의 원칙을 위반하고, 특별검사의 정치적 중립성 및 공정성을 해하고, 숙의 절차 없이 다수당의 일방 처리로 인해 정파성이 그대로 반영된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정부는 젊은 해병이 순직한 안타까운 사건의 재발 방지와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하여 철저하고 엄정하게 진상을 규명할 예정”이라면서도 야당이 국회에서 통과시킨 특검법에 대해 네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법무부는 우선 이번 특검법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부여된 특별검사 임명권을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이 행사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후보 추천권을 더불어민주당이 독점하게 하는 법안을 여야 합의 없이 통과시킨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과거 야당이나 교섭단체 협의로 특별검사 후보 추천권을 행사한 예가 있으나, 이들은 모두 여당과 야당의 합의로 의결됐었다”고 했다.

법무부는 또 “기존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해보지도 않고 특검을 도입한 전례가 없다”고 했다. 해병대원 사망사건은 경찰이, 수사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수사 중이고 검찰의 추가 수사도 예정돼 있는데 특검을 하는 것은 특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특검 제도는 본질적으로 수사가 미진하여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못하였거나, 수사의 공정성·객관성이 의심되는 사안에 한정하여 보충적·예외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수처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설치한 권력형 비리 수사 기구”라면서 “특검 실시를 이유로 공수처 수사를 중단하는 것은 공수처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세 번째로는 “고발 당사자인 민주당이 사실상 특별검사를 선택하는 것은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공정성 보장을 위해 사건당사자가 수사·재판 기관 등을 임의 선택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현행 사법시스템”이라면서 “이 법률안은 사법시스템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2022년 9월 ‘수사 은폐 의혹’ 관련자들을 공수처에 고발했던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수사 기관·수사 대상·수사 범위를 모두 민주당이 직접 정하게 될 거란 것이다.

법무부는 이어 “다수당의 정파성이 입법부의 숙의 절차를 집어삼켜 헌법상 민주주의 원리를 크게 훼손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법무부는 “이 법률안은 입법부의 숙의 절차를 통한 의사 합일 과정이 형해화되고 다수당의 정파성이 법률에 그대로 반영됐다”면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정당한 법률을 적용할 것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무부는 “인권 보장과 헌법 수호의 책무가 있는 대통령으로서는 이 법률안에 대해 헌법상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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