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Her(그녀)>에서 컴퓨터 속 인공지능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 주인공. 경향신문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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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미국 유명 배우 스칼릿 조핸슨의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챗GPT 음성 사용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하는 데에 ‘안전성’을 위한 다각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픈AI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우리는 챗GPT, 특히 스카이(Sky)의 목소리를 어떻게 선택했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스카이 사용을 일시 중지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가 지난해 9월 도입한 챗GPT의 5개 음성 서비스 중 하나인 스카이의 사용을 중단하게 된 것은 새 AI 모델 ‘GPT-4o’(포오) 공개 이후 ‘목소리 모방’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오픈AI는 라이브 행사에서 사람과의 실시간 대화를 통해 GPT-4o가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보고, 듣고, 말하는 GPT-4o의 기능을 보며 사람들은 AI와 인간이 사랑에 빠지는 영화 <Her(그녀)>가 현실이 됐다는 데 주목했다. 그와 동시에 스카이의 음성이 <Her>에 나오는 AI ‘사만다’ 목소리의 주인공인 조핸슨과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픈AI는 GPT-4o 기능을 소개하면서 의도적으로 <Her>를 떠올리도록 했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영화를 언급하듯 ‘her’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오픈AI는 이날 스카이의 음성이 의도적으로 조핸슨의 목소리를 모방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이 회사는 “스카이의 목소리는 조핸슨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전문 배우의 목소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성우의 이름을 공유할 수 없다”고 했다.
오픈AI는 “(챗봇의 목소리는) 5개월에 걸친 캐스팅과 녹음 과정을 통해 선정됐다”며 “성우와 영화배우로부터 약 400개를 받아 이를 14개로 줄였고, 내부 팀이 최종 5개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핸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올트먼이 내 목소리를 사용하기 위해 지난해 9월에 이어 ‘GPT-4o’ 발표 이틀 전 연락을 해왔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조핸슨은 첫 제안 당시 “개인적인 이유로 올트먼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조핸슨은 “내 친구와 가족, 대중은 모두 스카이라는 최신 시스템이 나와 얼마나 닮았는지 주목했다”며 “가까운 친구들과 미디어조차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내 목소리와 너무 흡사해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올트먼은 ‘her’라는 한 단어를 트윗하면서 그 목소리 유사성이 의도적인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조핸슨은 변호사를 통해 오픈AI 측에 어떻게 스카이의 목소리를 만들었는지 구체적 과정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오픈AI가 마지못해 스카이 목소리 사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모두가 딥페이크 문제와 자신의 초상, 작업,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최근 오픈AI는 ‘초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제어하는 방법을 연구하던 ‘초정렬팀(Superalignment)’을 해체한 사실이 전해졌다. 챗GPT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한 공동창업자이자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를 비롯해 해당 팀을 이끌었던 인물들이 줄퇴사하면서 AI 개발과 사업화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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