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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NW리포트]BYD 이어 '지커'도 진출…현대차 기아, 안방 사수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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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커 001(위)과 BYD 씰. 사진=각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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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BYD, 지커(Zeekr)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현대차‧기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내연기관차 시절 조악했던 품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중국 전기차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판로를 적극 넓히는 추세다. 정책적으로 중국 전기차의 공습을 방어하기엔 한계가 있어 현대차‧기아의 안방 사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커'가 내년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커는 중국의 저장지리홀딩그룹과 자회사 지리자동차가 링크앤코에 이어 두 번째로 합작해 만든 전기차 브랜드다. 지난 2021년 설립된 지커는 관계사인 볼보의 플랫폼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자인과 품질을 빠르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장지리홀딩그룹은 스웨덴 볼보‧폴스타, 영국 로터스 등 굵직한 완성차업체들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엔 그룹 산하의 중간지주회사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AG 지분을 9.69%를 사들여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 1위인 BYD는 올해 안에 한국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전기버스와 트럭을 한국에 팔고있는 BYD코리아는 시장 수요와 반중정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전기 승용차 출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YD는 지난해 전기차(PHEV 포함)로만 300만대 판매를 달성하며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완성차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글로벌 판매량은 61.9% 증가했고, 해외 판매는 334.2% 급증한 24만2765대에 달했다. 내수 시장을 넘어 6개 대륙, 70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시장 입지가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이처럼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을 정조준하면서 현대차‧기아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의 성능과 품질은 현대차‧기아와 대등해졌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해서다. 최근 열린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 다녀온 현대차의 한 임원은 "공포감마저 느낄 정도로 중국 전기차의 수준이 높아졌다"며 경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차‧기아의 내수 전기차 판매량은 올 들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1~4월 기준 현대차 아이오닉5의 누적 판매량은 37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3%나 줄었다. 이 밖에 아이오닉6(-71.8%), GV60(-88.2%), EV6(-67.4%), 니로EV(-81.2%) 등 대부분의 전기차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가격'이 첫 손에 꼽힌다. 기아 레이EV 등 일부 차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5000만원 안팎의 가격표가 매겨져 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BYD, 세계무대서 기아와 어깨 '나란히'…해외 수출 급증



하지만 BYD는 배터리 수직계열화와 공급망 안정화를 바탕으로 전기차를 각국에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YD는 지난 1월 독일에서 주력차종인 아토3의 가격을 15%나 인하했다. 아토3의 유럽 판매가격은 4만유로를 밑돌지만, 현대차 아이오닉5은 기본형 모델이 약 4만7000유로에 판매된다.

BYD의 간판차종인 '씰'은 최고 권위의 자동차상인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 최종 후보에 오르며 품질까지 입증했다. 올해의 자동차상을 수상한 기아 EV9을 비롯해 볼보 EX30 등 막강한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모두 갖춘 중국 전기차들은 유럽과 아시아, 남미 등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추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491만대로, 글로벌 자동차 수출 1위에 등극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 물량은 120만대로, 전년 대비 78%나 폭증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상해자동차 산하의 MG 4는 유럽시장에서 5만대 이상 팔려나가며 판매 7위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호주 전기차 시장에선 BYD(14%)와 MG(7%)가 각각 시장 점유율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태국에선 전기차 판매 톱5 가운데 4개 브랜드(BYD‧‧NETA‧MG‧ORA)가 중국업체였다. 호주와 태국의 전기차 시장은 이미 중국업체와 테슬라가 장악했다는 얘기다.

다수의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 각국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BYD는 태국과 브라질에 각각 15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짓고 올해 안에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현지기업과 합작한 전기차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며, 유럽 거점인 헝가리에서는 2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장안자동차, 광저우자동차, 장성자동차, NETA 등도 전기차 생산공장을 태국에 건설하고 올해부터 본격 생산에 나선다. 내수 시장의 전기차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브랜드들이 해외 판매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주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자동차 수출은 지난 3년간 연평균 70% 증가했다"며 "가격 메리트, 제품 경쟁력 상승, 러시아 등 일부 지역 수출 증가 등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 경쟁심화에 따른 가격전쟁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업체들은 내수 대비 높은 판가가 가능한 해외시장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의 반보조금 조사 등으로 인해 과거 대비 성장세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중국업체의 해외 증설이 가속화되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높아진 중국차 입지…전문가 "원가절감 및 라인업 다양화 시급"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가 중국업체에 안방을 내주지 않으려면 획기적인 원가절감과 판매 라인업 다양화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테슬라처럼 혁신적인 '와우 모먼트'를 통해 중국차와 차별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현대차그룹이 향후 출시할 EV3, EV4, 아이오닉9, GV90, 캐스퍼 일렉트릭 등 주요 전기차들이 중국차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추면서도 대등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이미 폴스타, 테슬라, BMW 등을 통해 중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가 국내에 들어와 있다"며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4.7%에서 올해 1분기 27.6%까지 올라갔고, 중국 브랜드까지 들어오면 이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의 전기차들은 내연기관차와 달리 품질과 기능 면에서 국산차와 큰 차이가 없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라며 "국내는 반중정서가 여전히 강하지만 중국 전기차가 동급 국산차 대비 10% 이상 저렴할 경우 현대차‧기아가 경쟁우위를 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산 전기차는 관세(8%)가 붙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저렴하게 판매될 수 있다는 게 조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또 이항구 자동차융합연구원 원장은 "현재는 중국산 LFP 배터리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줄이고 있지만 중국차를 못 들어오게 막을 순 없을 것"이라며 "국산 저가형 전기차들도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LFP배터리를 쓸 수밖에 없고, 보조금 지급 기준인 최대주행거리는 LFP 전기차도 300km 이상은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격을 낮춘 중국산 LFP 전기차를 정책적으로 막기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현대차‧기아는 가격을 더 내리고 판매 라인업을 늘려야 승산이 있는데, 현재는 중국업체들이 키를 쥐고 있다고 봐야한다"며 "AS와 판매망이 약하다는 게 중국 브랜드의 약점이지만, 그들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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