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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빛이 안 보이는 위기의 ‘빚더미’ Z세대…“대출금 못 갚겠어요”[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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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17일 서울 명동거리에 붙은 대출 광고물.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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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Z세대가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MZ세대 중 Z세대가 높은 부채와 연체율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 이들은 현재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임대료, 생활비를 신용카드로 메우면서 카드빚이라는 채무에 빠진 상태다.

미국의 신용분석기관 트랜스유니온은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재정 상황을 분석한 결과 Z세대가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었던 밀레니얼 세대의 20대 시절에 비해 수입은 적고 부채는 많으며 연체율도 높다고 진단했다.

그런데 이는 미국 Z세대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과거와 달리 소액대출, 신용카드 가입 등 비대면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한국 Z세대도 심각한 연체율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 늪에 빠진 한국 Z세대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를 뒤잇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로, 이들 대부분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경제적 재앙과 마주했다. 2019년 팬데믹 장기화로 얼어붙은 취업 시장과 대량 실직 사태는 국내 Z세대를 재정 위기로 밀어 넣었다. 결국 신용도가 높지 않은 이들이 선택한 것은 ‘소액 대출’이다.

20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이 주관하는 소액생계비대출 지난 3월 말 기준 21만8285건으로 대출 금액은 1244억4000만원, 평균 대출금액은 57만원으로 파악됐다. 또한 지난 3월 말 기준 소액 생계비 대출의 연체율은 15.5%로, 지난해 2분기 2.1%에서 이후 3분기 말 8.0%, 4분기 11.7%에서 지속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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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오기형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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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중 Z세대에 속하는 20대 사용자 연체율이 눈에 띄게 높다는 것이다. 20대 이하의 소액생계비대출 연체율 23년 2분기 3.2%에서 23년 3분기 11.4%, 23년 4분기 16.9%까지 치솟으며 이후 24년 1분기는 21.1%로 급등했다.

그뿐만 아니다. 대면 거래가 줄고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신용카드 가입률과 대출 규모도 대폭 늘어났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경제관념이 부족한 Z세대가 새 대출을 받아서 카드빚을 갚고, 또 곧바로 다시 카드빚을 내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며 “신용카드, 대출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빚 못 갚겠어요”…20대 개인회생 신청자 급등

결국 빚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국내 Z세대는 개인 회생을 선택했다.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득률이 낮은 Z세대의 마지막 동아줄로 풀이된다.

17일 서울시복지재단 청년동행센터(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20대 청년은 평균 7100여만원의 빚을 졌고, 77%는 생활비·주거비로 인해 처음 빚이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만 29세 이하 청년 중 ‘청년재무길잡이’ 과정을 이수한 14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청년동행센터는 서울회생법원과 협력해 개인회생 청년을 위한 맞춤형 재무 상담인 청년재무길잡이를 제공하고 있는데, 조사 결과 원리금 기준 평균 채무액은 7159만원이었다.

채무액을 구간별로 보면 3000만∼6000만원 미만이 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00만∼1억원 미만(35%), 1억∼1억5000만원 미만(11%), 1억5000만원 이상(6%) 순이었다.

처음 빚을 지게 된 이유로는 생활비 마련(59%)이 가장 많았다. 이어 주거비(18%), 사기 피해(12%), 학자금(10%), 투자 실패(8%) 등 순이었다.

특히 생활비와 주거비로 인해 빚이 생겼다는 응답 비율이 2022년보다 크게 늘었다. 생활비는 2022년 42%에서 지난해 59%로, 주거비는 2022년 6%에서 지난해 18%로 늘었다. 또 응답자의 43%는 다른 부채를 변제하는 과정에서 상환 불능상태로 빚이 늘었다고 답했다. 높은 이자로 채무가 늘면서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는 응답 비율은 32%였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20대 대부분은 소득이 일시적이다. 일용직, 계약직이 많아 소득 기반이 튼튼한 상태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채무를 갚을 능력도 많이 떨어진다”며 “그런데 소득에 비해 지출량이 늘면서 경제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게 됐다. 현재와 같은 경제 위기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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