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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으로 사망…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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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에 의해 사망했다. 이란 매체는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을 공식화했다.

20일(현지시각)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의 대통령 라이시가 제8대 시아파 이맘(종교지도자)인 이맘 레자(AS)의 탄생 기념일에 순교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성명에서 "지칠 줄 모르고 열심히 일하던 대통령은 국가를 위한 봉사의 길에서 본인을 희생했다"며 "항상 국가의 발전을 위한 조치를 했다"고 라이시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했다.

성명은 "국가의 영웅이자 봉사자이며 지도부의 충성스러운 동료였던 아야톨라 (고위 성직자) 라이시의 지칠줄 모르는 정신과 전능하신 신의 도움 및 국민들의 협력 등과 함께 충성스러운 국민들을 위한 헌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함께 탑승했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등의 순국에 애도를 표한다며 국정 운영은 차질 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피르 호세인 콜리반드 이란 적신월사(赤新月社, Red Crescent Societies) 대표가 TV 연설을 통해 시신을 수습해 타브리즈 순교자들이 묻힌 동아제르바이잔주 지역으로 보냈다며 대규모 수색구조 작전이 종료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콜리반드 대표는 이란 매체 <타스님>통신에 "추락한 헬기 현장을 발견한 이후 생존자들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헬기 추락 이후 동아제르바이잔주의 한 산악지대에서 몇 시간에 걸친 광범위한 수색을 벌였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은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산봉우리에 추락한 모습이 포착됐다며 해당 영상과 사진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란의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향후 50일 이내에 치러질 예정이다. 하디 타한-나지프 헌법수호위원회(Guardian Council) 대변인은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받아 사법부 수장과 의회 의장, 부통령 등으로 구성된 평의회가 50일 이내에 선거를 치르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 전까지는 부통령이 대통령 역할을 대행하게 된다. 이란 헌법 131조에 따르면 대통령의 사망, 해임, 사임, 부재 또는 2개월 이상 질병이 지속되거나 임기 종료 이후 몇몇 장애 또는 이와 유사한 다른 상황으로 인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지 않은 경우에는 부통령이 지도자의 승인을 받아 대통령의 권한과 기능을 대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최고지도자는 부통령이 사망하거나 그 밖에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사항이 있는 경우 또는 부통령이 아예 없는 경우 등에는 이를 대행하는 다른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고 <IRNA>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나지프 대변인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국가 운영에 어떠한 지장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19일(이하 현지시각) 라이시 대통령을 비롯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타브리즈 지역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마드 알하셰미, 경호원 등이 탑승한 헬기가 추락했다고 <IRNA>가 보도했다. <타스님>통신은 이들과 함께 조종사, 보안책임자 등 총 9명이 탑승했다고 전했다.

이란 내무부는 해당 헬기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라이시 대통령이 이날 오전 동아제르바이잔 주에서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여한 뒤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2021년 6월 30일 대통령으로 선출된 라이시는 성직자이자 법조인 출신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집권 시절 핵 합의를 만들었던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대내외적 사안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끌려간 뒤 숨진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을 계기로 2022년 9월부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퇴진과 이슬람공화국 종식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고,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수백 명의 시민들이 사망했다.

프레시안

▲ 2021년 6월(현지 시각)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가 새 이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사진은 투표를 마친 이후 테헤란에서 연설하고 있는 라이시 후보.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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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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