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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전시내각 분열…중도파 당대표, 네타냐후에 '최후 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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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국경도시 라파에 대한 공세를 계속 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전시 내각이 분열 위기에 빠졌다. 중도파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다음달 8일까지 가자지구에 대한 전후 계획을 마련하지 않으면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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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키르야 군사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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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간츠 대표는 18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전쟁은 분명하고 현실적인 전략적 나침반이 있어야만 승리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다음 달 8일까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6가지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연정에서 나가 야당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간츠 대표가 요구한 6가지 내용은 ▶인질 귀환 ▶가자지구 비무장화 및 안보 통제권 확보 ▶미국·유럽·아랍·팔레스타인 등이 포함된 국제적 통치 체제 구축 ▶9월 1일까지 가자지구 북부 주민 복귀와 가자와 인접한 네게브 서부 지역 복구▶이란, 이란 측 동맹에 맞서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 ▶모든 이스라엘인의 군 복무 등이다.

간츠 대표는 "소수가 방향타를 쥔 상태로 이스라엘이라는 배는 바위벽을 향하고 있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또한 "우리 당이 노선을 바꾸고 바위에 충돌하는 것을 막아 이스라엘이 진정한 승리를 향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가 (전쟁 중인) 하마스 대신 총리에게 최후통첩했다"며 "간츠의 요구는 종전과 이스라엘의 패배, 인질 포기, 하마스 집권 허용,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하마스를 제거하기로 결심했으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가자지구 통치는 물론 필연적으로 테러 국가가 될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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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장갑차가 지난 17일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인근에 있는 케렘 샬롬 국경 검문소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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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전략을 명확히 하라는 압박을 더 많이 받는 와중에 중도파인 간츠까지 최후통첩을 날리면서 전시내각이 약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전시내각의 또 다른 축인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TV로 방송된 기자회견에서 전후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군정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면서 네타냐후에게 반기를 들었다.

갈란트 장관에 이어 간츠 대표까지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리면서 전시내각은 사실상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네타냐후 총리, 간츠 대표, 갈란트 장관 등 3명이 의결권을 가진 전시내각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직후 구성됐다.

하지만 전쟁이 8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하마스로부터 인질을 전부 구출하지 못하면서 이스라엘 내 비판이 거세지고, 팔레스타인 주민 사상자가 늘어나 국제사회의 비판도 커지면서 앙숙 관계였던 이들도 다시 분열하고 있다.

간츠 대표가 연정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조기 총선이 이뤄지긴 어렵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극우 동맹은 의회 과반 이상(120석 중 64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네타냐후는 향후 강경한 태도를 고수한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에 더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한층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 전역에서 70개 목표물을 폭격했고, 팔레스타인 피란민이 밀집해 있는 라파 외곽 일부를 점령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NYT는 "이스라엘은 계속 라파 공세를 하마스에 대한 '제한된 작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최근 위성사진을 보면 파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국제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라파의 더 깊은 곳까지 공격할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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