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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성심당 대전역점’이 없어진다고?…빵 사던 환승객들 ‘절망’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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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를 기다리는 맞이방(대합실), 승강장, 열차에 타고 있는 모두가 같은 색, 같은 모양의 종이가방을 들고 있는 대한민국의 유일무이한 역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지도에 이 지역을 ‘빵집’으로 적어 놓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이제는 ‘진짜’처럼 느껴지는 곳이죠. 바로 대전입니다. 대전을 그저 빵집으로 불리게 한 그 위대한 이름 ‘성심당’은 이제는 ‘전국구 빵집’ 수준이죠.

대전에 간다면 “성심당 사와”, 대전에서 온다면 “성심당 사와”, 대전을 지나온다면 “성심당 사와”로 모든 것이 귀결된다는 어마어마한 빵집입니다.

왜냐하면, 성심당은 대전 외엔 지점을 내지 않기 때문인데요.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된 성심당은 오로지 대전에서만 성심당 본점, 롯데백화점 대전점, DCC점, 대전역지점으로 운영됩니다.(본점, DCC, 롯데백화점 점은 케익부티크점도 함께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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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매장이든 개점 시각부터 폐점 시각까지 대전을 방문한 인파로 물밀 듯이 사람이 몰려들죠. 또 매장별 특화 상품까지 있는데요. 그 매장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특별메뉴’를 사기 위해 대전에 방문하면 성심당의 모든 매장을 돌고 온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죠.

하루 방문객이 1만7000명에 달하는 성심당은 지난해 매출 1243억 원, 영업이익 315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대기업인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약 199억 원)의 영업이익보다 많습니다.

이 매장 중에서도 가장 접근성이 좋고 수많은 이가 순식간에 스쳐 가는 매장이 있다면 바로 ‘성심당 대전역점’인데요. KTX를 이용해 대전을 찾는 이용객들이 가장 많이 들리는 곳이죠. 주말과 명절에는 선물을 사서 가려는 이용객들로 매장 밖에도 대기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특히 빵을 사랑하는 ‘빵순이’들은 대전역에서 일부러 환승해 이 ‘성심당 대전역점’에 들려 빵을 사 가곤 했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대전역점이 없어질 수 있다는 비보가 전해졌는데요. 생각지도 못한 ‘월세 인상’ 때문이었죠. 성심당은 올해 코레일유통 측과 대표 매장인 대전역점 임대차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데요.

이번에 코레일유통 측이 내부 규정에 따라 기존 1억 원이 아닌 4억4100만 원의 월 수수료(월세)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문제가 시작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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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코레일은 2017년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적게는 수백억 원, 많게는 1조 원이 넘는 손실을 매년 기록 중이죠. 영업손실로 치면 2020년 정점을 찍은 가운데 대전역 매출은 성심당이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전역 2층 맞이방 300㎡를 임대한 성심당은 2019년부터 계약 기간인 5년 동안 월 수수료 1억을 내왔는데요. 대전역 확장 공사 이전에는 3층 맞이방 끝에 있었고, 공사 이후에는 2층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2층이라지만 1.5층 정도로 볼 수 있죠. 성심당 대전역점은 지하철 입구로 통하는 남측 맞이방 쪽에서 입장하는 것이 제일 빠르지만, 계단을 통해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데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져 있는 매장에 사람이 몰리게 되면 통로가 막히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 모든 악조건도 ‘성심당’이기에 이겨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성심당이 거한 월세를 이유로 떠나게 된다면 코레일 측에도 상당한 손해죠. 현재 그 정도의 월세를 감당할 만한 업체를 대전에서 찾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성심당이 대전역에 입점하기 전인 2012년 매출은 100억 원가량이었지만 이후 10배 이상 늘었죠.

이런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코레일유통 측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데요. 코레일유통은 공공 기관으로 내부 규정에 따라 최소 월 매출의 17%를 수수료로 받아야 합니다.

현재 ‘성심당 대전역점’이 내는 1억 원의 월세는 대전역점 월평균 매출(25억9800만 원)의 4%가량밖에 되지 않죠. 성심당을 제외한 전국 임대료 상위 10개 매장의 평균 수수료는 30%를 넘는 상황이라 그동안 성심당이 특혜를 받은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코레일유통은 성심당 매장에 대한 공개 입찰을 진행 중입니다. 16일 4차 입찰이 마감된 상황인데요. 월세 조건은 3억5300만 원까지 낮아진 상황입니다. 월세 3억870만 원(최초 제시안의 70%)이 코레일유통이 내릴 수 있는 최대 하한선인데요. 이를 성심당 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성심당 대전역점’은 사라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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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지만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코레일 측이 ‘황금 거위’ 성심당을 놓치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한데요. 실제로 성심당은 대전역점이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용객들이 “대전역 바로 앞 건물에 매장을 내면 된다”라며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다 실제로 성심당 본점이 대전역과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점도 그 이유로 들 수 있죠. 대전역과 성심당 본점이 있는 중앙로는 지하상가로 이어져 있어서 지하도로 몇 분만 걸으면 성심당 본점이 나오는데요. 아무래도 더 많은 종류의 빵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시간만 된다면 본점 방문이 더 이득입니다.

성심당은 응찰 업체가 없으면 최대 6개월까지 매장 운영을 연장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10월까지 운영될 전망인데요. ‘대전역 성심당점’은 계속 운영될 수 있을까요? 5차 입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투데이/기정아 기자 (kk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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