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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네이버, 정부 지원 등에 업고 '日 라인' 협상 장기전 태세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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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日 총무성 행정지도 조치 보고서에 라인 지분 매각 내용 빠지며 시간 벌기

대통령 표명 이후에도 日 정부 압박 포기 안해

소프트뱅크와 가격 협상 난항 예상…반일 감정·직원 반대에 골머리

뉴시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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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네이버가 대통령실 라인야후 사태 관련 입장 표명을 계기로 일본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지주사(A홀딩스) 지분 매각 관련 장기 협상 태세에 돌입했다. 매각 적정가를 둘러싼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서는 연내 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대통령실은 라인야후가 일본 총무성에 제출할 보고서에 네이버의 지분 매각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네이버의) 적절한 정보 보안 강화 대책이 제출되는 경우 일본 정부가 자본 구조와 관련돼 네이버의 의사에 배치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어떤 차별적 조치나 기업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 면밀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한국 정부의 입장표명에도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게 변수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은 지난 14일 라인야후 행정지도와 관련해 “(네이버에 의한)지배적 자본 관계도 포함해 과제가 있다고 인식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5일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에 자본 관계의 조정을 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린데 대해 "위탁 관리'가 적절하게 기능하는 형태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일본 내에서 온라인 플랫폼 ‘라인’에 대해 네이버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여론도 불거지고 있다.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경제안전보장추진본부장은 지난달 18일 일본 총무성에 "플랫폼 사업자는 사기업인 동시에 공공재"라며 "근본적 대책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라인야후가 운영하고 있는 메신저 '라인'은 네이버가 2011년 6월 일본에서 출시했다. 월간 이용자수가 9600만명에 달해 한국의 '카카오톡'과 같은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메신저 뿐만 아니라 검색, 쇼핑, 페이 등 서비스 연계와 행정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는 생활 플랫폼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2021년 라인과 야후재팬 운영사인 Z홀딩스 경영을 통합했다. 이어 라인과 야후재팬이 지난해 10월 합병해 ‘라인야후’가 탄생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 지분 65%를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 불거진 대량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일본 총무성은 지난 3~4월 두 차례의 행정지도를 통해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분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글로벌 플랫폼 패권, 생성형 AI(인공지능) 경쟁 속에서 라인 메신저 플랫폼을 자국화하려는 일본 정부의 속내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네이버가 정부와의 교감 속에 7월 1일 일본 정부에 제출할 보고서에 지분 매각 관련 내용을 빼기로 하면서 일단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네이버와 라인 직원들이 매각을 반대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자본관계 개선요구를 포기하고 있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이를 끝내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왕 네이버 지분을 팔 거라면 네이버에 최대한 유리한 매각 조건을 끌어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동남아 등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라인야후 한국법인 ‘라인플러스’ 지배권을 가져올 수 있을 지가 핵심이라고 본다. 지난 1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라인플러스의 전직원 대상 설명회에서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최고경영자)가 참석해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겠다”며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또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가 "우리는 네이버가 아니라 라인 직원"이라며 "특수관계로 인해 서비스를 더 많이 쓰는 것일 뿐 별도 회사"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라인 지분 매각에 대한 한국 여론이 안 좋은데 협상이 단기간에 끝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더 이상 네이버에게 유리하게 되기는 힘들 것 같고, 지분을 강제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안 오는 것 만으로도 네이버는 성공"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상거래에서 매각을 하면 입찰경쟁을 시키는 게 상시인데, 무조건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라고 하면 가격협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 자금력을 감안하면 라인 지분을 비싸게 사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지닌 라인야후 가치를 10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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