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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 (수)

“부친 유언장 불분명”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유산다툼 예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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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지난 3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의 빈소를 조문 후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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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우애’를 당부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공개된 다음날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유언장이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바로 내놨다. 효성가 형제간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는 모습이다.



조 전 부사장은 16일 법률 대리인단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최근 유언장을 입수해 필요한 법률적 검토 및 확인 중에 있다”며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상당한 확인 및 검토가 필요한바 현재로써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미국 변호사로 법에 밝다.



앞서 전날 언론에는 지난 3월 별세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유언장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유언장에는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이라며 형제간 우애와 가족의 화합을 당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유산 내용도 담겼는데 유류분(법정 상속비율)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라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효성그룹 쪽은 유언장이 지난해 변호사 입회하에 조 명예회장이 작성한 것이라고 했다.



이 유언장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뜻을 알린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입장문에서 형제들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그는 “선친께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음에도 아직까지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채 형사재판에서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고, 또한 지난 장례에서 상주로 아버님을 보내드리지 못하게 내쫓은 형제들의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로 생각된다”고 토로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큰 형인 조현준 회장과 효성 주요 임원진의 횡령 및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고발하였고, 아버지 조 명예회장과도 갈등을 빚었다. 가족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 별세 당시 유족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아버지 유언장 내용을 놓고 조 전 부사장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효성 형제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유류분 청구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류분은 피상속인 의사와 상관없이 법에 따라 배우자나 자녀 등 상속인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말한다.



이날 효성그룹 쪽도 조 전 부사장의 입장문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형제간의 우애와 유류분 이상을 나눠주라는 아버지 유언이 언론에 공개되자 이를 왜곡시켜서 본인의 형사재판에만 활용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조 명예회장은 ㈜효성(10.14%)뿐만 아니라 효성티앤씨(9.07%), 효성화학(7.48%), 효성중공업(10.55%), 효성첨단소재(10.32%) 등 다수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했다. 그룹 지주사인 ㈜효성 지분(2024년 3월31일 기준)은 현재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각각 21.94%와 21.42%를 보유하고 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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