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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인터뷰] 최원상 에어벌룬 대표 “개인 온라인 비즈니스를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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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인스타, 틱톡은 물론 자사몰, 아마존·네이버 등 온라인 스토어까지 모두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 지향
개인간 거래를 통해 진행된 국내 온라인 비즈니스의 문제... 매물 서칭 및 데이터 검증, 맞춤 계약서까지 프로세스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 거래 완료 후에도 트래픽 확보를 위한 광고·마케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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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00만명 이상을 확보한 유명 유튜브 채널이 수십억에 거래됐다는 이야기는 업계에서 오래도록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유튜브 채널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틱톡 계정은 물론 아마존이나 네이버 등 온라인 스토어와 같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온라인 비즈니스로 통칭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이러한 온라인 비즈니스 거래는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거래가 C2C 플랫폼을 통해 일정한 계약서나 형식 없이 개인 간 거래로 이뤄지며 적잖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테면 돈을 받고 계정을 넘겨주지 않거나, 운영 노하우나 거래처 인수인계 등이 이뤄지지 않아 매수자가 기존과 같은 퍼포먼스를 낼 수 없게 되는 등의 문제다.

‘개인 간의 온라인 비즈니스 매매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가 있다면 어떨까?’

최원상 에어벌룬 대표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앤틀러 코리아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현실화됐고, 단기간에 적잖은 거래량을 발생시키며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달 초 6개월 간의 프로그램 과정을 마치고 ‘3기 INVESTOR DAY: Zero to One’을 통해 IR 발표를 한지 한 달여, 최 대표를 만나 그의 지난 이야기와 에어벌룬 팀이 만들어 내고 있는 성과, 향후 로드맵에 대해 물어봤다.

온라인 비즈니스 매매를 안전하게 돕는 마켓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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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고민할 무렵부터 자영업자 분들을 돕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어요. 특히 온라인 상에 일어나는 거래에서 비매너 행위를 없애는 방법을 고민했죠. 에어벌룬은 새롭게 문을 연 가게 앞에 팔을 흔들며 나부끼는 풍선 기계를 의미해요. 희망찬 느낌으로 사업이 성장해 나가는 느낌이기도 하고, 우리 서비스를 통해 개인 사업자 분들이 안전하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 사명을 ‘에어벌룬’으로 정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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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앤틀러코리아 인베스터 데이 이후 최원상 대표는 무수히 많은 미팅을 이어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에어벌룬이 제시한 온라인 비즈니스 마켓플레이스 ‘앵커(Anchor)’를 통해 거래되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에 최종 계약을 위해서기도 하고, 거래 이후 후속 지원을 위한 파트너사 확보,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한 미팅까지 연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 앵커를 통해 거래된 온라인 비즈니스의 누적 거래액은 1억원을 넘겼다.

“지난 인베스터 데이 이후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으세요. 지금은 좀 더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일단은 앵커 플랫폼을 고도화 시키는 것을 더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어요. 현재는 매물 등록과 상담 정도가 웹상에서 이뤄질 수 있게 해 놨고, 실질적인 계약은 오프라인을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매물 등록 이후 관심을 가질만한 매수자들을 매칭시키고, 협상까지 모두 온라인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죠. 현재는 테스트 중이지만 입찰 방식을 적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어요. 현재는 구매자들이 어떤 정보에 반응해 의사결정을 하는 지 데이터를 쌓아가면서 분석 중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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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앤틀러 프로그램 과정에서 PoC(개념검증)을 통해 얻게 된 인사이트 역시 적지 않다. 제대로 된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고 안전한 거래와 후속 지원만 있다면 반복적으로 온라인 비즈니스를 거래하는 구매자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에 에어벌룬 팀은 몇 가지 포인트를 바탕으로 앵커 플랫폼의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은 자체 확보한 매물 외에 온라인 상에 존재하는 잠재 매물을 서칭하고 자동으로 판매 의향을 물어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해외 채널들도 포함돼 있다.

두 번째로는 자체 검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거래 대상인 온라인 비즈니스 가치를 정확하게 측정함으로서 원활한 협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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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 번째는 협상 결과에 따른 맞춤 계약서를 통해 B2B 거래의 처음과 끝 마무리까지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에스크로 계좌(escrow account)를 통해 사기 위험을 없앤 것도 안정성을 더했다. 에어벌룬은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만족스러운 온라인 비즈니스의 양도양수를 경험한 매도인과 매수인 측으로부터 10~15%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여기에 더해 에어벌룬 팀은 매수 이후 구매자들이 기존 온라인 비즈니스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며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튜브 추천 채널 배너 광고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단순히 B2B 거래 매매 플랫폼을 넘어 비즈니스를 관리하고 제휴하는 영역까지 고려하는 셈이다.

반도체 연구원에서 투자 심사역 거쳐 선택한 창업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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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벌룬 팀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최원상 대표와 멤버들이 거쳐온 지난 시간들이 궁금해 졌다. 예상대로 모두가 평범하지 않은 경험의 보유자였다. 서울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최 대표는 졸업 후 삼성 반도체에서 연구원으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연구원의 삶은 그의 기대와는 달랐다. 고민이 적지 않았고, 결국 퇴사를 결심한 그가 향한 곳은 미국이었다.

“스탠퍼드에서 MBA를 했어요. 반도체 연구원을 하면서 가장 큰 아쉬움은 고객을 직접 만날 수 없다는 점이었거든요. 그렇게 MBA 과정을 밟으며 블리자드라는 게임회사에서 인턴을 하기도 했죠. e스포츠 팀에 있었는데, 고객과 바로 맞닿아 일하는 경험을 하며 재미를 느꼈고, 이 일이 제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창업을 염두한 상태로 삼성벤처스에서 심사역으로 2년간 다양한 창업가들을 만나며 나름의 방향성을 세울 수 있었죠.”

그런 그가 앤틀러 코리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 역시 운명처럼 다가왔다. 초기 미국 창업을 계획했지만, 잠시 들른 한국에서 창업을 모색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여러 선배들의 조언을 얻으며 앤틀러 코리아의 프로그램을 알게 된 것이다. 최 대표는 “이야기를 듣고 지하철을 타고가며 바로 지원했다”며 당시를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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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유로 팀이 해체되는 경우를 많이 봐 왔어요. 그런데 앤틀러 프로그램은 퇴직을 하고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이 마음에 들었어요. 진심인 사람들만 모인다는 것이니까요. 마침 창업을 실행에 옮기려 하던 제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는 선택이었죠.”

6개월의 앤틀러 프로그램 과정은 여러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그 과정에서 최 대표는 함께한 코파운더와 헤어지고 새롭게 팀을 세팅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그렇게 모인 것이 최지웅 CPO와 이유빈 CTO다. 최 CPO는 패션 컨설팅 스타트업을 창업한 경험이 있고, 이 CTO는 과일 요거트 커머스 사업 차려 매각한 경험이 있다.

다각화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한국의 창업가 정신이 더욱 활성화 되도록 하고 싶어

저마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들이 고도화 하고 있는 앵커 플랫폼은 단순히 온라인 비즈니스 매매 마켓플레이스를 넘어 비즈니스의 지속성과 성공을 가능하게 하는 영역까지 담보하고 있다. 최 대표는 앵커 운영을 통해 새롭게 인식하고 있는 요소들을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매매 대금을 언제까지 지급하느냐 등 거래 자체에만 초점을 맞췄어요. 그런데 운영을 하다보니 매수자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인수인계더군요. 매도인에게 내가 뭘 인수를 받을 거고 얼마의 기간에 걸쳐 받을 건지, 어떤 과정을 거쳐 넘겨받을 지를 제일 중요하게 보더라고요. 가령 매도인으로부터 그간 어떻게 비즈니스를 해왔고, 거래처는 어떻게 연락했고, 마케팅은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와 같은 노하우를 전수받기를 원하는 거죠. 즉 온라인 비즈니스 매매 계약의 핵심은 성공적으로 이어온 비즈니스를 매수자가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었어요. 향후 매도자가 일정 기간 동안 동일한 비즈니스를 하지 않겠다는 조항도 필요했고요. 어떤 분은 이를 ‘달리는 차의 운전자만 바꾸는 일과 같이 어렵다’고 하시더군요(웃음).”

온라인 비즈니스의 생리를 하나 둘 씩 깨달아가며 에어벌룬 팀은 이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도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현재 매도인과 매수인 양 사이드에서 수수료를 얻는 비즈니스 모델은 시작에 불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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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자를 대상으로 여러 테스트를 해보고 있습니다. 우선 인수한 온라인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마케터나 디자이너 등 전문 인력을 소개시켜주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죠. 또 온라인 스토어를 인수한 분들은 트래픽 확보를 위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와 제휴를 하고 싶어하세요. 저희는 앵커 플랫폼을 통해 네트워크를 쌓은 유튜버 등을 통해 인플루언서 광고로 연결시켜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고 있기도 해요. 또 재미있는 것은 온라인 비즈니스 판매자들 중 적잖은 분들이 강사로 활동하고 싶어하세요. 이를테면 자신이 어떻게 스토어를 키웠고, 매각했는지 등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지식 비즈니스 모델이죠. 실제 통신판매업의 수명이 2.7년이라고 합니다. 결국 저희를 통해 온라인 비즈니스를 인수한 매수인은 다시 매도인이 될 수 있는 거죠. 즉 저희 목표는 온라인 비즌니스 라이프 사이클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거예요.”

‘자신이 만든 비즈니스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 받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 인터뷰 말미, 최 대표는 이것이 에어벌룬의 비전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는 투자자에게 어필하는 에어벌룬의 자세이기도 하다.

“제 성향이기도 한데(웃음), 심사역으로 일을 할 당시에도 제가 선호하는 파운더는 ‘투자해 주면 이걸 할 수 있다’보다 ‘여기까지 해냈고, 투자를 받으면 더 빨리 잘 해 낼 수 있다’고 하는 분들이었어요. 저희 역시 지속적으로 거래액이 늘어나고 매출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투자를 받으면 매칭과 매매까지 자동화하는 데 속도를 내며 더 잘 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느낀 것은 자신의 비즈니스를 사고 파는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는 거였어요. 우리나라 역시 창업가 정신은 미국 못지 않지만, 부족한 부분은 잘 구축해 온 비즈니스를 쉽게 판매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족한 부분을 앵커를 통해 도울 수 있다면 온라인 비즈니스를 넘어 스타트업 엑시트도 활발해지면서 한국의 창업가 정신이 훨씬 강해지는데 일조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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