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홍 기자 |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다소 둔화했다. 그간 정체됐던 인플레이션 완화가 재개되었다는 신호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다시 불을 지필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3.4%)와 부합하는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시장 예상치(0.4%)를 소폭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뺀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6% 올라 예상치(3.6%)와 같았고 전월(3.8%) 상승률보다 낮았다.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됐지만 아직 금리 인하를 낙관하긴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여전히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제시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목표치(연율 2%)보다 물가가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 CPI는 1월(3.1%‧전년 대비)과 2월(3.2%), 3월(3.5%) 연속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3%대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끈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월가 베테랑으로 알려진 메간 호네먼 버덴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올해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에 영향을 주는 지표도 엇갈리는 모양새다. 고용과 임금 부문은 둔화가 계속돼 금리 인하 부추기고 있는 반면에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택 관련 비용은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의 4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17만5000명 증가에 그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4만명 증가를 밑돌았다. 평균 임금 상승률도 전년 대비 3.9%로 2021년 6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반면 미국의 3월 주거비 상승률은 5.6%로, WSJ은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주거비 상승률은 3.5%까지 떨어져야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Fed 금리 인하 저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15일 오후 3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34.9%로 전날 38.8%에 비해 3.9%포인트 낮아졌다.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은 50.5%로 전날 48.6%에 비해 1.9%포인트 올랐다.
이아미 기자 lee.ah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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