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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칸 영화제 참석 위해 목숨 건 탈출‥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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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란의 한 영화감독이 여배우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역 8년과 태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란의 독재를 다룬 영화로 오늘 개막한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유력 후보로도 올랐는데요.

영화를 세상에 알리겠다며 목숨을 걸고 산맥 국경을 통해 이란을 탈출했습니다.

파리에서 손령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거대한 산맥 군데군데 눈이 덮여 있습니다.

이란 감독 모하마드 라술로프가 국경을 넘어 이란을 탈출했다며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입니다.

라술로프 감독은 영화 '성스러운 무화과 씨앗'으로 어제(14일) 개막된 프랑스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유력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란의 독재가 가족들에게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다룬 내용인데, 이란 정부는 라술로프 감독에게 지속적인 압박을 가해왔습니다.

칸 영화제 측에 영화 상영과 경쟁작 선정을 취소해줄 것을 요청하라고 강요한 겁니다.

이를 거부한 감독은 징역 8년형과 태형, 재산 몰수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란 당국은 여배우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아 '국가 안보 위협을 공모했다'는 이유를 내세웠습니다.

라술로프 감독은 세상에 영화를 알려야 한다며 탈출을 감행했고, 유럽 안전한 곳에 도착해 후반부 기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티에리 프레모/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마지막 날로 상영 일정을 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의 영화제 참석 여부는 중요한 일입니다. 아름다운 영화인만큼 기자들도 그때까지 남아 관람해 주세요."

그가 상을 받고도 처벌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란의 사형제도를 다룬 '악은 없다'는 지난 2020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뇌물 상납을 거부하다 박해를 받는 내용인 '집념의 남자'도 2017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에 선정됐지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모하마드 라술로프 (2017년 칸 영화제)]
"나는 이란을 사랑하지만 그것은 나에게 알코올 중독에 빠진 아버지와 같아서 때로는 나를 때리기도 합니다."

이란 당국의 방해를 뚫고 라술로프 감독의 영화는 다음 주 칸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가 완성된 작품을 들고 영화제에 참석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파리에서 MBC뉴스 손령입니다.

영상취재 : 김은정 / 편집 :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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