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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관세폭탄 맞은 중국산 몰려올라 … 韓철강업계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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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관세 후폭풍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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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설 자리가 좁아진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의 '대(對)중국 슈퍼 관세'라는 변수 앞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자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린 중국산 제품이 한국으로 밀려들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수입 철강재를 대상으로 반덤핑 부과 기간을 연장하거나 새로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5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873만5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늘어났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 과잉 생산된 물량이 국내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철강업계는 저가 중국산 후판과 열연 제품 등에 밀려 고전하는 모양새다. 중국산 후판 가격은 t당 80만원 선으로 국내 후판 유통가격 대비 20만원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과 열연 제품의 반덤핑 제소를 위해 현재 시장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는 철강업계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쿼터(공급 물량 제한)를 적용받고 있어 연간 수출량이 263만t으로 묶여 있다. 중국산 철강이 고관세 장벽에 막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어도 한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기 어려운 구조다. 오히려 미국 판로를 잃은 중국 철강업체들이 저가를 무기 삼아 한국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미국의 관세 부과까지 겹쳐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향후 끼칠 영향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윤진식 무역협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을 만나 한국산 철강 쿼터제 개선을 요구했다. 중국 저가 제품에 신음하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 효과가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줄 영향이 미미하거나 다소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이 같은 관세 인상으로 인해 유럽 시장에서 중국 친환경차와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은 "미국 시장이 봉쇄되면서 중국 친환경차들이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친환경차 시장을 두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관세 인상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고 한국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결국 경영상 변수가 많아져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국 우선주의가 강해질수록 중국이 돌발 행동에 나설 수 있고, 한국 업체들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무역협회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과 만난 윤 협회장은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등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인한 영향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내부 의견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우리 기업들에 그렇게 불리한 것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윤희 기자 / 최현재 기자 / 박제완 기자 / 정상봉 기자 /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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