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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삼성자산보다 0.0001% 낮춘 미래에셋…ETF 운용보수 인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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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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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두고 양강인 삼성자산운용(이하 삼성)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 간 경쟁이 뜨겁다. 시장을 과점하는 두 회사가 경쟁적으로 보수를 내리면서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지난 10일부터 ‘TIGER 1년 은행양도성예금증서 액티브(합성) ETF’ 상품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5%에서 0.0098%로 끌어 내렸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1천만원을 1년 간 투자하는 경우 부담 금액이 5천원에서 980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국내 상장된 모든 ETF를 통틀어 가장 낮은 보수율이다.



미래에셋의 인하 조처는 지난달 19일 삼성이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 4종의 총보수를 일제히 연 0.05%에서 0.0099%로 내린 뒤 3주만에 나왔다. 미래에셋이 삼성에 맞불을 놨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두 회사는 서로 상대 주력 상품을 겨냥해 공격적인 보수 인하에 나섰다. 미래에셋은 해외 주식형 ETF 강자인 반면 삼성의 대표 상품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같은 국내 금리형 ET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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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과 직결되는 총보수를 깎아가며 자산 확대 경쟁에 나선 건 매년 20%씩 성장하는 140조원 규모의 국내 ETF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이 투자금이 몰리는 (미국 지수 추종 ETF) 시장을 못 잡으면 시장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놔도 비슷하게 베끼는 지금 같은 풍토에선 1위사라는 상징성이 고객 확보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 테마형 ETF 등 더 광범위한 상품으로 가격 경쟁이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단 삼성과 미래에셋 모두 보수 인하 대상을 다른 상품으로 넓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추후 이처럼 낮은 수준으로 다른 상품 보수를 인하할 계획이 당장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에 보수를 내린 상품은 기관투자자 대상 환헤지형과 연금계좌에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대상의 자동 재투자 상품이다. 경쟁사 상품과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미래에셋을 겨냥한 공격적인 보수 정책이라는 업계의 시각에 거리를 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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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시장의 25~30%를 나눠 갖고 있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이번 두 회사의 보수 인하 경쟁이 다른 상품으로 확전할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중소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형사의 보수 인하 대상 상품 범위가 넓어질 경우 중소형사들도 보수 인하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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