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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홈 팀이 실점하는데 환호?... 손흥민의 토트넘에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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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15일 경기에서 격분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맨시티에 환호하는 관중과 설전을 벌였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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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15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엘링 홀란에게 연속골을 허용해 0대2로 완패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희망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지만, 패배했다. 챔피언스리그에 2시즌 연속 나서지 못하게 됐다.

이날 경기장에는 맨시티를 응원하는 토트넘 홈 팬들이 있었다. 토트넘 팬이지만, 응원 팀의 챔피언스리그보다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의 리그 우승을 더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트넘과 아스널 두 팀은 몇십년을 다퉈 온 앙숙. 이날 맨시티가 패해하면 아스널이 리그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었다.

아스널은 이례적으로 라이벌 팀의 승리를 응원했다. 아스널 미드필더 카이 하베르츠는 “(만약 맨시티전에서 승리한다면)토트넘의 가장 큰 팬이 되겠다”고 말했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 역시 “토트넘이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1980~1990년대 아스널에서 활약했던 폴 머슨은 “토트넘이 맨시티에 승리할 경우 토트넘 타투를 새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아스널은 승점 86과 함께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토트넘이 패배하면서 맨시티가 승점 88이 됐다. 맨시티가 우승에 한 발 더 앞서게 된 것이다. 아스널과 맨시티 모두 오는 주말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을 벌인다. 맨시티가 20일 웨스트햄전에서 이기면 아스널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한다.

토트넘 팬들은 후반 6분 맨시티 홀란의 선제골이 터지자 “아스널, 보고 있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화가 난 토트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팬들과 언쟁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기도 했다. 반대로 아스널 팬들은 소셜미디어에 “손흥민이 일부러 일대일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이 그런 기회를 놓칠만한 선수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손흥민이 후반 막판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를 놓치자 나온 말들이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내가 팬들에게 지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라며 “사람들은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늦은 시점에 쐐기골을 얻어맞은 건 관중들이 우릴 도왔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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