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로고와 게임 캐릭터[로블록스 페이스북 캡처]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5.18 왜곡 게임 제작자를 경찰에 고발하는 등 오월 단체의 강경 대응에도 로블록스 내 5·18 폄훼 게임이 잇따라 제작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15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5·18 민주화운동 왜곡 설정으로 물의를 빚은 로블록스 게임 ‘그날의 광주’가 삭제된 이후 현재 2개의 모방 게임이 제작·유포됐다.
대표적인 5·18 왜곡 주제인 북한군 투입설을 차용한 그날의 광주와 유사하게 해당 게임들은 광주 금남로를 배경으로 한다.
게임 내에서 북한군으로 활동하며 시민군에게 총을 쏘거나 일방적으로 구타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폭동이 일어났다’는 안내 메시지가 나오면서 게임은 시작되고, ‘5·18 민주화운동은 폭동’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빨간색 깃발이 게임 구조물로 등장한다.
로블록스의 제재로 검색이 되지는 않지만, 초대받으면 입장할 수 있는 디스코드 한 서버·소셜미디어(SNS) 대화방 등지를 통해 특정 파일 형태로 배포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5·18 기념재단은 지난 13일 로블록스 변호인 측에 ‘왜곡 게임 전수조사·삭제 조치’를 추가 요구하는 한편, 왜곡 게임 제작자 등을 경찰에 또 고발했다.
자신을 그날의 광주 제작자라고 소개한 한 사용자는 왜곡 게임 제작자들이 손쉽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라 그날의 광주 유사 게임이 재생산된다고 밝혔다.
게임 이용자들이 많을수록 로블록스 내 게임머니 ‘로벅스’를 더 많이 지급받는데, 해외 거래 사이트를 통해 게임머니를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사용자는 “게임 이용객이 한 달 기준 1000명이 넘으면 로블록스로부터 1만 로벅스(13만원 상당)를 지급받는다”며 “미국 거래 사이트를 통해 이를 현금화하고 청소년들이 용돈을 벌기도 한다”고 전했다.
특히 신원을 확인하지 않는 로블록스의 가입 절차도 그날의 광주같은 왜곡 유형의 게임을 재생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총격전 방식의 게임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제작자들은 이용객만 많으면 역사 왜곡하는 게임을 만들어도 상관없다는 분위기다”면서 “로블록스에 가입할 때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재하지 않아 약관·규정을 위반해도 재가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게임 전문가들은 게임 제작과 이용의 개방성은 보장하지만, 제작물에 대한 검열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제작한 게임이 사용자들에게 배포되기 전 플랫폼 운영사에서 운영 약관을 위반한 사항이 있는지 조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왜곡 게임 제작을 근본적으로 막지는 못해도 폭력성·선정성 등을 고려해 배포 여부를 사전에 결정할 수 있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5·18 왜곡으로 물의를 빚는 게임 그날의 광주는 1980년 광주 금남로 일대를 배경으로 시민군과 군경이 총격전을 벌이는 비극적 참상을 이용자들이 게임으로 재현했다.
게임머니로 아이템을 구매하면 북한군으로 게임에 참여해 시민을 향해 총을 쏘거나 북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등 5·18 왜곡 소재인 북한군 침투설을 차용해 비난을 샀다.
로블록스는 사과문을 낸 뒤 해당 게임을 삭제했지만 유사한 80년 5월 광주를 왜곡하는 게임이 여전히 유포되고 있다.
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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