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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을 활용한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딥러닝 방식 대비 30분의 1 수준 컴퓨팅 자원과 20분의 1 전력만으로 15배 빠른 AI 개발 방식이 새로 공개됐다.
코가로보틱스(대표 서일홍 한양대 명예교수)와 김예성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가 이끄는 인공지능 연구팀이 딥러닝의 단점을 극복할 새로운 AI 학습 방식인 초차원 연산(HDC)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날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세계 최대 로봇학회인 '국제 로봇·자동화 학술대회(ICRA)'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딥러닝이 막대한 메모리와 전기를 소모하는 것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많은 메모리와 전력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인간의 뇌를 모방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HDC 기술을 이용해 로봇이 360도 방향의 거리를 측정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터를 제어하는 지각·행동 관계를 모방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또 강화 학습을 통해 로봇이 스스로 보상을 판단하고 목표를 향해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실험 결과, HDC를 적용한 로봇은 장애물을 효과적으로 회피하면서 사람을 따라 움직이거나 주어진 경로를 순회하는 등 복잡한 자율주행 기능을 수행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이 딥러닝 방식 대비 30분의 1 가격의 컴퓨팅 자원과 15배 빠른 속도, 20분의 1 전력만으로 완수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딥러닝으로 AI를 학습시키는 주요 방법으로는 많은 데이터와 복잡한 연산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많은 전력을 소모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HDC 기술은 수천 개의 벡터(크기와 방향을 가진 수학적 객체)를 사용해 데이터를 처리하고 이 벡터들의 간단한 결합만으로 빠르게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뇌가 정보를 다수의 뉴런에 분산 저장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서일홍 코가로보틱스 대표(오른쪽)와 김예성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가 1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국제 로봇·자동화 학술대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코가로보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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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홍 코가로보틱스 대표는 "기존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자연어, 비전 등 다양한 응용에서 매우 높은 품질의 학습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모델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어 이를 훈련하는 데에는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등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량 AI 기술을 활용해 온디바이스 로봇 환경에서 훈련·추론 과정을 모두 수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서 대표와 김 교수 등 국내외 연구진 12명이 함께 진행했으며 그 결과 '인간 두뇌에서 영감을 얻은 초차원 컴퓨팅: 바퀴 달린 로봇의 감각운동 제어를 위한 경량 기호 학습'이라는 논문으로 ICRA에서 인정받았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AI 시스템 구축 비용을 크게 줄이고 경량 AI 또는 온디바이스 AI 구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가로보틱스는 HDC 인공지능 학습 방식을 자율주행 로봇뿐만 아니라 현관문 자동 개폐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코가로보틱스는 올해 4월 HDC현대산업개발에서 건설하는 아이파크 아파트의 도어 개폐 시스템에 HDC 기반 인식 기술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사전에 스마트폰 앱에 동작과 음성 명령을 학습시키고 실사용 시 스마트폰이 동작과 음성 명령을 인식하는 등 연산이 HDC에 기반해 처리된다.
최현택 한국로봇학회 회장은 "AI와 로봇의 핵심 기술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가운데 로봇학회 회장과 뇌공학회 회장을 역임한 석학인 서일홍 교수와 HDC 분야를 주도하는 김예성 교수가 이번 논문을 ICRA에서 발표한 것은 대한민국 과학기술계의 AI·로봇 기술 수준을 알릴 수 있는 쾌거"라고 평가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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