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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으로 '도덕적 부상'…군복 벗습니다"[피플in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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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산하 DIA 소속 육군 소령 '해리스 만' 퇴역 글 화제

"이스라엘 무조건 지지는 확전 조장…인종 청소 용서 못 해"

뉴스1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한 아이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위에 앉아있다. 2024.05.09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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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엄청난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13일(현지시간) 구인·구직 소셜미디어(SNS) 사이트 '링크드인'에 게재된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소속 육군 장교 해리슨 만(Harrison Mann)의 글이 화제에 올랐다. 만은 작년 11월 육군 소령으로 퇴역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보내는 서한 형식의 이 글에서 "미국이 가자지구 전쟁에 있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것에 따른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피해로 인해 (나는) '도덕적 상처(moral injury)'를 입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TY),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은 앞다퉈 만의 글을 보도했다. 현역 장교가 미국 외교 정책에 항의해 사임하는 것은 드물고 특히 그 이유를 공개하는 것은 더욱 드물어서다. 로이터는 "만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이유로 사임한 최초의 DIA 관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대학가 반전 시위, 가자지구 참상에 침묵하는 유명인들의 SNS 계정 차단을 촉구하는 운동(블록아웃 2024)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은 미국 사회 안팎에서 계속 공격을 받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만은 "언젠가는 육군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가자 전쟁으로 인해 (작년) 11월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DIA 근무를 일찍 관두게 됐다"며 '직업적 규범'을 위반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몇 달 동안 사임 동기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고 밝혔다.

이어 "정당성이 무엇이든 어느 시점에서는 '어린이 대량 아사'를 가능하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둘 중 하나였다"며 "몇 달 동안 끔찍하고 가슴 아픈 이미지들이 뉴스로 재생됐는데, 그러한 이미지와 내가 맡은 업무 사이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던 정책은 수만 명의 무고한 팔레스타인인을 죽이고 굶주리게 한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미국의) 거의 조건 없는 지원이었다"며 "이러한 무조건적인 지지는 더 큰 전쟁의 위험을 초래하는, 무모한 확전을 조장한다"고도 했다.

만은 자신을 '유럽 유대인의 후손'이라고 밝히면서 "인종 청소에 대한 주제에 관해서 특히 용서할 수 없는 도덕적 환경에서 자랐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만은 13년간의 군 경력 중 절반 가량을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근무했고 튀니지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측은 만의 퇴역 요청이 올해 1월 8일 승인됐고 6월 3일에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DIA 관계자는 "직원 사직은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DIA에서도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직원들은 여러 가지 이유와 동기로 사직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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