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반체제 인사들을 관리하기 위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정보기관을 통해 가자지구 주민들을 사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실권자 야히아 신와르의 모습이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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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반체제 인사들을 관리하기 위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정보기관을 통해 가자지구 주민들을 사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군 당국으로부터 하마스의 정보기관이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작성한 7개 정보 파일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정보기관은 하마스 산하의 안보총국(General Security Service·GSS)으로, 공식적으론 하마스 정당의 일부이지만 정부 조직처럼 기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팔레스타인 소식통은 이 기관이 가자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내부 정보기관 세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GSS는 가자 지구 내 정보망을 통해 1만명 이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파일에는 주로 청년, 언론인, 반체제 시위에 참여하거나 하마스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들의 이름이 올랐다.
이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하마스에 비판적인 글을 삭제하고, 반 하마스 인물들을 비방하는 방법도 논의했다. 명단에 오른 이들의 사생활 역시 밀착 감시 대상이 됐다. 예컨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타협적인 단체로 보고 있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칸유니스 사무실에서 젊은 남녀가 불특정 '부도덕한 행위'를 했다는 내용도 파일에 적혔다.
NYT는 "하마스 지도자들이 가자 주민들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일말의 반대 의견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봉쇄 벽과 GSS의 감시에 갇혀있다"며 "이스라엘군의 공습 위협이 더해진 지금도 그렇다"고 비판했다.
한편 GSS는 전쟁 전 하마스로부터 월 12만달러(약 1억6419만원) 예산을 배정받았으며, 856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160여명은 하마스를 선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의 이스라엘 정보 당국 관계자들은 하마스의 수장 야히아 신와르가 직접 GSS를 감독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파일이 그에게 보고할 목적으로 준비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내 하마스 최고 지도자로, 하마스 사령관 모하메드 데이프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 대한 기습공격 이후 이스라엘과 전쟁이 시작되면서 GSS가 현재도 정상 운영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바셈 네임 하마스 대변인은 전쟁 중에는 GSS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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