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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영국 졸업 비자 폐지 검토에 유학생↓…"제 발등 찍는 행위"[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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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대학원 2024~2025학년도 해외 지원자 전년 比 27% 감소

"환영받지 못한다는 분위기 조성…실책 대가 치를 것"

뉴스1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별관에서 열린 제7차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9.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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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졸업생에게 주는 졸업 비자 제도를 폐지 또는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영국 대학에 지원하는 해외 유학생도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육과 학술계 주요 관계자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정책 변화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다. 또한 영국 정부의 실책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영국 대학 국제 연맹 협회(BUILA)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영국의 대학 10곳 가운데 9곳에서 2024~2025학년도 해외 유학생 입학 지원자 수가 줄어들었다. 특히 대학원 과정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약 27% 감소했다.

이에 영국 대학의 부총장과 학과장들을 대표하는 기관인 크리에이티브 UK와 유니버시티 UK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항공우주, 생명과학, 자동차 산업을 합친 것 보다 더 중요한 창조적 산업에 국제 졸업생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창조 산업뿐 아니라 영국 전체에도 손실이 될 것"이라며 "졸업 비자를 재검토하기로 한 정부의 정책 결정은 영국의 고등 교육 부문을 미래 인재들에게 덜 매력적으로 만드는 또 다른 조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학사원(British Academy)도 졸업 비자 제도를 폐지할 경우 유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대학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이는 학위 과정 폐쇄와 직원들의 정리해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영국 이민자문정책위원회(MAC)에 전달했다.

영국 정부는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졸업생이 2~3년간 체류하면서 일할 수 있는 비자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비자를 통해 영국에 정착하는 이민 비중을 줄이겠다는 의도에서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신 정치 철학자 엘리자베스 키쉬는 이날 FT에 보낸 기고를 통해 “영국은 이러한 해외 유학생 이탈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위 과정에 참여하는 유학생들이 영국 경제에 기여하는 효과를 저평가한 것은 명백한 실책이라는 것이다.

키쉬 박사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로즈장학제도 관리 본부인 로즈하우스 소장이자 글로벌 교육 자선단체인 로즈트러스트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장학제도 가운데 하나인 로즈장학금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감독하고 있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대표적인 로즈장학금 수혜자다. 키쉬 박사 자신도 1983년 미국에서 로즈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다.

키쉬 박사는 "정부의 주장은 유학생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는 영국 경제와 사회 번영을 가능케 한 개방과 혁신이라는 국가적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제 유학생들은 그들이 가져가는 것보다 거의 10배나 많은 돈을 영국 경제에 기여한다"며 "또한 영국 대학은 유학생들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국 내 학생들이 저렴한 등록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학비를 보조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T가 영국 대학 입학 서비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2023년 영국 대학의 3분의 1에서 비유럽연합 출신의 지원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쉬 박사는 "자격을 갖추고 열심히 일하는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장벽을 만드는 대신 영국에 와서 배우고 일하고 기여하고자 하는 열망에 찬 사람들을 환영하고 격려해야 한다"며 "영국 정부는 졸업 비자 제도의 남용을 단속한다고 주장하지만 영국 경쟁력을 위태롭게 하고 영국인과 외국인 학생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이른바 '제 발등을 찍는 행위'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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