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과 2파전으로 교통정리
6선 조정식·추미애 단일화 합의
“조정식·정성호 불출마에 자괴감 들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입장하며 추미애 당선인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를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결정한다는 건 잘못됐다.”
“추미애 당선인, 국회의장 되겠다고 나왔으면 정치 쟁점에 대해선 말씀 삼가라.”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으로 사실상 추대되는 분위기다. ‘찐명(진짜 친명)’ 박찬대 원내대표는 조정식·정성호 의원을 만나 의장 후보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당선인도 연신 명심(明心)을 과시하며 사실상 굳히기에 나서자, 당내에서는 공개적인 비판이 나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오후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라며 “구도를 정리하는 일을 대표나 원내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서열 8위인 이재명 대표, 17위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결정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어 “민주당은 당내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정당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원들의 판단에 맡겨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은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 2파전으로 압축됐다. 앞서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5선 정성호 의원은 경선 후보직을 지난 12일 자진 사퇴했다. 친명계인 6선 조정식 의원은 같은 날 추 당선인과 회동 뒤 단일화를 선언하고 후보직을 내려놨다.
이번 교통정리는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의 주도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 선거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조정식·정성호 의원을 찾아가 불출마를 요청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선 행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추 당선인을 의장 후보로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우 의원은 2명(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중도하차한 데 대해 “5선, 6선쯤 되는 중진 의원들이 처음부터 나오지 말든가 나와서 중간에 드롭하는 모양을 보면서 사실 자괴감 같은 게 들었다”며 “만일 보도된 것처럼 이 두 분이 박찬대 원내대표나 혹은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혹은 본인 이런 분들의 어떤 권유를 받아서 중단한 거라면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예를 들어 상임위원장이다, 그럼 그건 당연히 관여해야 된다”며 “그러나 국회의장을,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를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결정한다? 저는 이건 뭔가 좀 잘못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추 당선인의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 과시에 대해서도 “국회의장 되겠다고 나오신 분이 이런저런 정치적 쟁점에 대한 말씀하시는 건 좀 삼가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 후보자를 선정하는 경선 자체만 유독 이런저런 얘기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이 저는 적절치 않아 보이고 민주당의 오랜 관행과 관례를 깬 것”이라고 질타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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