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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中전기차 관세 20% 오르면 韓수출 10% 늘어 … 부품관세 인상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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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에 '폭탄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세계 각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20%를 인상하면 중국산 전기차 수출이 60%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때 한국 전기차 산업에는 수출과 생산이 증가하는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중국산 전기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올린다면 한국 전기차 생산단가가 상승하고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불이익이 생길 것으로 예상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기차나 전기차 부품 생산과 글로벌 판매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다. 실제로 중국의 전기차 수출량은 2020년 22만9400대에서 2021년 55만9000대에 이어 2022년 108만8000대로 급증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전기차 과잉 생산, 저가 물량 공세, 과도한 보조금 문제를 지적하면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4배 인상한다고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USITC가 미국, 유럽연합(EU), 한국,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이 중국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세를 20% 인상하는 시나리오로 추정한 결과, 중국산 전기차 유입을 60%가량 차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출 감소량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일본 59.6%, 한국 60.2%, 미국 62.9%, EU 53.4%, 기타 국가 60.3%다.

중국의 수출 감소는 중국 자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 규모를 3.4% 축소시킬 전망이다. 이는 다른 국가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출과 생산 증가로 이어진다.

미국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13.6% 늘어나고, 한국은 10.0%, EU 7.8%, 일본 4.6% 순으로 수출의 수혜를 본다. 또 EU(7.8%), 한국(7.5%), 미국(6.5%), 일본(4.6%) 순으로 자국 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이 늘어난다. 이렇게 공장 가동 규모가 커지는 만큼 이들 국가에서 전기차 부품 생산이 2%대로 증가하고 중국산 전기차 부품 수입도 1.6~4.0% 늘어나게 된다.

USITC가 거시경제 효과를 추산한 결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20% 관세 부과는 중국 소비자 후생을 26억달러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비자 후생은 7억900만달러, 한국은 1억7300만달러, 일본은 1억2500만달러가 각각 늘어난다.

전기차 완제품이 아닌 부품에 관세를 인상하면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온다. 세계 모든 국가가 중국산 전기차 부품에 관세 20%를 인상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중국산 전기차 부품 수출이 23.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37.9%), 미국(22.1%), 일본(23.1%)에서 자체 전기차 부품 생산이 크게 늘어나는 것과 대조된다.

하지만 중국산 부품 관세가 다른 국가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완성차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엇갈렸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전기차 생산이 각각 2.7%, 1.9% 증가하지만, 한국과 EU에선 생산이 각각 4.1%, 11.4% 감소했다.

USITC는 중국산 전기차 부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은 데다 일부 중국산 부품을 대체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다른 국가들의 전기차 수출 가격이 상승하게 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중국산 부품 관세가 중국 소비자 후생을 36억달러 감소시키고, 한국 소비자 후생도 5200만달러 축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완성차 업계 역시 보고서에서 가정한 것처럼 중국산 전기차 관세가 각국에서 일제히 상승한다면 한국 기업이 얻는 이해득실은 지역별로 엇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시장은 현재 중국산 승용 전기차 1위 BYD가 판매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기업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산 전기차가 많이 팔리는 유럽 지역에선 중국산 제품의 관세가 높아지면 한국 기업의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

중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가 오르면 한국 관련 기업들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보고서 진단에 업계는 공감했다. 중국산 자동차 부품 가격 상승은 한국 업체들에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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