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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마켓뷰] 美 물가 경계감 속 삼성전자 울고 SK하이닉스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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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시점의 힌트가 될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시장 참여자들의 경계감이 커진 탓에 국내 증시도 발목을 잡힌 하루였다.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금융·조선 등 호재가 있는 업종·종목으로 수급이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2727.21로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0.42포인트(0.02%) 내렸다.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유가증권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힘을 잃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01%(800원) 빠진 7만8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각각 171억원, 156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삼성전자 주식은 총 2040억원어치 ‘팔자’에 나섰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0% 가까이 늘면서 다시 인공지능(AI) 반도체용 고대역폭메모리(HBM) 기대감이 커졌는데, 삼성전자의 4세대 HBM 공급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해서다.

삼성전자와 달리 HBM 시장에서 앞서고 있는 SK하이닉스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쏠렸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910억원, 480억원 순매수했다. 덕분에 SK하이닉스 주가는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18일 이후 15거래일 만에 18만원 선을 넘어섰다.

금융주도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주주환원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해서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등은 이날 1년 내(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오는 14일 삼성화재, 삼성증권, 한화생명, 메리츠금융지주 등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추가 주주환원 정책 등에 따라 주가 흐름도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對)중국 추가 관세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조선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선박 유지·보수 사업을 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도 주가가 7.09%(1만2800원)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8조5970억원까지 불어났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 48위(우선주)에 오르면서 코스피200 지수 특례 편입 가능성이 열렸다.

수급에서 소외된 코스닥지수는 코스피지수보다 낙폭이 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73포인트(1.13%) 하락한 854.4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071억원, 870억원 순매도했다. 개인만 2049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 HLB, 에코프로, 알테오젠 등이 3% 안팎 주가가 내리면서 지수 하락 폭을 키웠다. 엔터주가 특히 부진했다. JYP Ent.는 올해 1분기 실적이 기대를 밑돌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13.28%(9200원) 떨어졌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3.91%(1650원) 약세를 보였다.

조선비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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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연구원들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이 오는 15일 부처님 오신 날로 열리지 않는 가운데 같은 날 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오기 때문이다. CPI가 3개월 만에 둔화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앞서 3월 CPI도 시장 기대와 달리 추가 오름세를 보였던 예가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대가 조사한 1년 기대인플레이션(예비치)도 3.5%로 한 달 새 0.3%포인트 올랐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0.1%포인트 높아진 3.1%로 집계됐다. 미국 소비자들이 물가 오름세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본 셈이다.

장기적으로 미국 경기를 떠받치던 소비 흐름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 초과 저축이 지난 3월 기준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3월부터 2021년 8월까지 4조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 이후 초과 저축이 2조1000억달러(약 2800조원)까지 쌓였는데 모두 소진한 것이다. 개인 소비가 약화해 경기가 냉각할 수 있다는 전망과 당분간 소비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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