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겠다고 양도세 높인 文 정부…집값만 더 올렸다

국토연구원 연구 결과 발표
다주택자 양도세 1% 올리면 집값 0.2% 올라

2020년 7월 10일 홍남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정부서울청사에서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매경DB)

주택 가격 상승기 양도소득세 강화가 오히려 주택 가격을 올린다는 국책 연구 기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3일 국토연구원은 ‘부동산시장 정책에 대한 시장 참여자 정책 대응 행태 분석 및 평가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이 1% 올라가면 아파트 매매 가격이 0.206% 증가하고, 취득세율이 1% 증가하면 아파트 매매 가격은 0.341% 감소했다. 2018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수도권 71개 시·군·구 아파트 매매 가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 2020년 7월 문재인정부는 ‘7.10 부동산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을 최고 70%까지 높이는 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개정된 소득세법은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에 70%(1년 이상∼2년 미만) 또는 60%(1년 미만)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다주택자에게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2주택), 또는 30%포인트(3주택 이상)로 중과한다. 양도소득세 기본 세율은 6~45%다.

다주택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윤석열정부 들어서 시행령을 개정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내년 5월까지 한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 폐지는 법 개정 사항이지만 한시 배제는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다주택자 양도세 배제 시한을 1년 앞두고 국토연은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이 증가할수록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매매가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토연에 따르면 주택 가격 상승 전반기에는 수요와 공급이 모두 증가하면서 가격과 거래량이 함께 상승한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에게서 공고해지면서 추격 매수가 있음에도 매도자가 시장에서 매물을 회수해 공급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가격은 더 오르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난다. 이 같은 가격 상승 후반기에 양도세를 강화하는 경우 매도를 더욱 위축시키거나 매도 가격을 상승시킨다는 것이 국토연의 분석이다.

다만 국토연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는 신규 주택 매수를 억제하는 등 일부 정책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다. 종합부동산세 역시 다수의 시장 전문가와 부동산중개사들이 다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하는 등 부분적으로 정부가 의도한 효과를 거둔 정책이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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