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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금융당국 "부동산 PF 대출로 제2금융권 부실 가능성 없다"[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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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기준 이상으로 충당금 적립…충분히 감내 가능한 범위"

"부동산PF '옥석 가리기'는 검강검진으로 '만성질병' 막자는 것"

뉴스1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2024.5.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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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을 위한 새 정책 방향을 13일 발표했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PF 연착륙 조치를 추진해 왔으나 고금리‧고물가 지속 우려가 제기되는 등 건설‧부동산 경기 회복을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은 먼저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해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를 유도한다. 이후 사업성이 충분한 정상 PF 사업장은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PF 사업장의 경우 재구조화·정리를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건강검진을 진행한 후 약도 먹고 운동도 시켜서 '만성 질병'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자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 사무처장이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 이번 'PF 연착륙 방안'이 기존 대책과 무엇이 다른지?
▶ 정상 사업장은 금융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사업성 부족 사업장은 재구조화‧정리를 지원한다는 점은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추진해 온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과 동일하다. 다만 사업성 평가를 강화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부실의 단순 이연·누적보다는 시장 스스로 정리를 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으로 양호한 사업장도 정리되는 것 아닌지?
▶ 사업장 평가 기준 개선은 금융회사가 PF의 특성과 위험 요인을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상 사업장이 불합리하게 정리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또 평가 시 금융회사가 융통성을 가지고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가하고,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처럼 사업의 특수성이 있는 경우엔 예외를 적용하는 등 평가 기준이 과도하게 경직적으로 적용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 사업성 평가 기준개선에 따라서 재구조화·정리 대상으로 평가되는 사업장 규모는?
▶ 향후 금융회사의 실제 평가가 진행돼야 알 수 있으므로 현시점에서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재구조화·정리 대상은 이미 연체 또는 경·공매가 진행 중인 부실 사업장이 주로 해당하고, 신규로 추가되는 사업장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크게 보면 한 90~95% 정도는 정상 사업장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정상 PF 사업장이 90~95%라면 부실 사업장이 5~10% 정도 되는 건지?
= 그렇게 볼 수도 있겠으나 경매나 공매로 나오는 사업장은 2~3% 정도로 예상한다. 물론 경제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또 달라질 순 있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부실 사업장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말씀을 누차 강조한다.

- 이번 조치로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 금융회사의 부동산 PF 사업장 재구조화‧정리 부담이 다소 늘어나더라도 앞서 적립된 충당금과 순차적인 충당금 적립 등을 감안할 경우 금융기관들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범위로 판단한다. 특히 부동산 PF로 인한 제2금융권 금융회사의 부실화 가능성은 없다. 그동안 금감원을 중심으로 부동산 PF 리스크에 대응하여 감독 기준 이상으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토록 지도해 왔다. 이번 대책으로 사업성 평가 기준이 변화되고 그로 인해 충당금 적립 규모가 증가하더라도 감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 이번 조치로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정상 사업장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보다 원활히 공급받고,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은 재구조화‧정리됨으로써 묶인 자금이 정상‧신규사업장에 투입된다면 건설사들도 늘어난 일감을 확보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금번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에 따른 신규 사업성 부족 사업장은 대부분 브릿지론‧토담대 사업장일 것으로 예상돼 건설사 부담은 제한적이다.

뉴스1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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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디케이트론 조성 방안을 마련한 취지는?
▶ 부동산 PF 시장의 자금 순환을 촉진하여 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보험권 중심으로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자는 상대적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할 수 있어 짐에 따라 사업성 개선 효과가 커질 수 있으며 향후 본 PF 전환도 용이하다. 금융회사도 사업성 개선으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완화되고, 사업성 부족 사업장은 신속히 정리됨으로써 건전성 제고에 기여한다. 아울러 PF 사업장의 정상 진행 기대감 등으로 시장 불안이 해소되고 건설업과 부동산 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기대한다.

- 신디케이트론 조성 규모는?
▶ 부동산 PF 시장의 자금 수요와 현재 추진 중인 다양한 금융지원 및 시장 안정 조치 규모 등을 감안해 우선 1조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단계적으로 5조원까지 증액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할 계획이다.

- 신디케이트론의 지원 대상은?
▶ 이번에 민간 금융사가 조성하는 신디케이트론은 사업성 부족 사업장으로 분류된 사업장의 신속한 재구조화 및 일시적 유동성 애로가 있는 정상 사업장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데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 금융권 인센티브(한시적 규제 완화)의 세부 내용은?
▶ 민간자금의 PF 시장 참여 유인을 제고해 사업장의 자금 순환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PF 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적극 행정을 통해 금융회사들의 부동산 PF 시장 참여와 관련된 규제들을 한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PF 시장에 신규 자금 공급 시 자산건전성 분류와 사업성 평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를 위한 자금 조달 시 적용되는 규제를 완화한다. PF 관련 자금 제공과 관련해 적용되는 한도 규제 등을 완화하고, 자본비용 절감을 위해 보험·금투업권 자본규제도 합리화한다. 현재 추진 중인 저축은행·여전·금투 부문의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도 올해 말까지 추가 연장할 계획이다.

-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금융권의 '뉴머니'가 투입되지만 부동산 경기 개선이 일어나지 않으면 금융사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도 있는데?
▶ 어쨌든 이번 이슈는 건설업계와 금융회사가 최대의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책임 있게 해결하는 것이 맞다. 책임질 여력이 현재 건설보다는 금융회사에 좀 더 있다. 은행 수익이 20조원이 넘어가고 보험사도 한 6~7조원 정도 된다. 그리고 무조건 부실을 손실 보고 사라는 것도 아니다. 시행사가 바뀌고 법적 분쟁도 없는 등 '들어가도 되겠다'는 판단이 서야 한다. 물론 내부의 이사회도 거칠 수밖에 없다. 금융권도 이번 방안에 흔쾌히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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