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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외국인 올들어 20.5조 ‘바이 코리아’…밸류업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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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외인투자 훈풍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20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원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 우려에도 매수세는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글로벌 투자자(IB)들은 한국 금융당국의 ‘밸류업’ 정책 기대감과 중국 시장 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 등을 이유로 꼽았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0조544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월별로는 1월 3조4828억원, 2월 7조8583억원, 3월 4조4285억원, 4월 3조3727억원 등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달(10일 기준) 순매수 규모도 1조원을 넘어섰다.

원화값 약세에도 해외 자금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는 건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7일 주요 외국계 금융회사의 한국 법인 최고경영자(CEO)들은 금융위원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오종욱 JP모건체이스 대표는 “해외투자자들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외환시장 선진화,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 밸류업 등에 관심이 많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대표 시장인 중국의 부진이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왔다. 강준환 SG증권 대표는 “중국경제가 둔화하면서 상대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국가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글로벌 IB들은 ‘지속하는 고금리’와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규제’를 한국 시장의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강준환 대표는 “미국의 고금리 상황과 한국 내수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하반기 경제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우려했다. 이동헌 BNY멜론 수석본부장은 “한국이 아시아 금융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해외와 달리 적용되는 국제기준·규제에 대한 점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IB들이 지적한 규제 중 대표적인 건 금융기관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하는 망 분리 규제다. 망 분리 규정에 따라 한국에선 외부 클라우드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이 밖에 경직된 노동시장과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금융위는 제기된 문제에 대한 후속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망 분리 규제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다음 주 외국인 투자자들을 불러 추가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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