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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빈집 사세요”...국제시장있는 부산 중구 빈집 활용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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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부산 중구 대청동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에 나붙은 아파트와 원룸 등 매물을 시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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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철거 비용이 치솟아 관리 주체인 지자체 부담이 커진 가운데 부산 중구가 상태 좋은 빈집 판매에 나섰다. 중구는 면적이 좁고 인구가 적지만, 사무실ㆍ관광지 등이 밀집한 부산 원도심권으로 생활인구는 하루 수십만명에 달한다. 이런 여건을 살려 빈집을 이색 식당 등으로 바꿔보겠다는 취지다.



빈집 파는 ‘빈집뱅크’ 내년 선보인다



11일 부산 중구에 따르면 중구는 내년부터 홈페이지에 '빈집뱅크'를 운영한다. 관내 빈집 정보를 알리고 거래할 수 있게 알리는 사이트다. 중구 관내 전체 빈집은 335채다. 판매 대상은 이 가운데 ‘빈집과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상 1ㆍ2등급에 해당하는 120채가 될 예정이다. 이들 빈집은 1년 이상 사람이 거주하지 않은 곳이다. 1ㆍ2등급은 곧바로, 또는 일부 보수만 하면 거주할 수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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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무너진 빈집.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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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가 이런 구상을 한 건 인건비를 포함한 빈집 철거 비용이 크게 올라서다. 중구 관계자는 “빈집 위치와 크기·구조에 따라 철거 비용이 다르다. 최근 몇 년 사이 한 채당 철거 비용이 30%가량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빈집 정비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중구는 3억9800만원을 들여 빈집 19채를 철거했다. 2020년 한 채를 철거할 때 1000만원을 들였지만, 지난해 6채를 철거하는 데는 8000만원(한 채당 1333만원)이 들었다.



초미니 도시 속 번화가ㆍ관광지, 빈집 수요 부를까



중구가 관내 빈집 수요자가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좁은 면적에 번화가와 관광지·사무실 등이 밀집한 지역 특성 때문이다. 중구의 전체 면적은 2.9㎢다. 1990년대까지 이 작은 도시에 부산시청사와 경찰청사·법원 등 주요 관공서가 자리했다. 이를 기반으로 금융과 무역 관련 회사가 몰리며 남포동과 광복동 등 번화가가 발달했다.

국제시장·자갈치시장·부평깡통시장 등 대규모 전통시장이 여전히 건재한 데다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을 끼고 있다. BIFF(부산국제영화제) 거리 주변으로는 영화관과 소극장, 40계단 거리 등 근대 풍 이색 공간도 갖췄다. 중구의 인구는 3만8000명이지만, 이런 여건 때문에 하루 생활인구 숫자는 50만명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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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중앙동 40계단 전경.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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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관계자는 “다음 달 조례 정비를 거쳐 집중적으로 알리고, 내년부터 빈집뱅크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시가보다 싼 값에 매물을 내놓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상태 좋은 빈집이 음식점이나 청년 예술 공간 등으로 활용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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