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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교황 “개와 고양이는 부족하지 않아… 아이가 부족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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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저출산 관련 회의에서 10일(현지 시각) 연설하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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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고양이는 부족하지 않다. 다만 아이들이 부족할 뿐.”

1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콘퍼런스에서 유럽의 인구 위기를 걱정하며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은 “출생아 수는 사람들의 희망을 나타내는 첫 번째 지표”라며 “유럽은 점점 더 늙고 지치고 체념한 대륙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로 채워져야 할 집이 물건으로 가득 차 매우 슬픈 장소가 돼가고 있다”고 했다.

교황은 정부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족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어머니가 일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게 해야 한다”며 “젊은 부부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택 구입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청년들에게는 “미래가 불안하고 저출산이나 전쟁, 전염병, 기후 변화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믿음을 가지라”고 했다.

교황은 무기 산업과 피임약 업계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한 인구학 학자가 내게 한 말이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는 무기 공장과 피임약 산업”이라며 “하나는 생명을 파괴하고 다른 하나는 생명을 방지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있겠느냐”며 “추악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2년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일반인 미사에서 “요즘 사람들이 아이를 갖기를 원하지 않거나 한 명만 갖기를 원하면서도 개와 고양이는 두 마리씩 키운다”며 “이기주의 한 형태”라고 말해 동물단체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탈리아 가톨릭 보수 단체인 ‘프로라이프 앤드 패밀리’는 교황의 피임약 언급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는 작년 출생아 수가 37만9000명으로 1861년 이탈리아 통일 이후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이탈리아의 작년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은 1.2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에 이어 출산율이 두 번째로 낮은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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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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