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초과근무는 당연…주말도 쉬지마”...중국 직장문화라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취징 부사장 “24시간 폰 켜 놓고 바로 받아라”

논란 커지자 사과문 게시…“깊이 반성”

헤럴드경제

바이두. [A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의 홍보책임 부사장이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미화하는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파면 당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취징 바이두 부사장 겸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더우인 계정에 최근 4~5건의 동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영상 속 그는 “홍보 분야에서 일한다면 주말에 쉬는 것은 기대하지 말라”, “휴대전화를 24시간 켜놓고 항상 응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등의 말을 했다.

취 부사장은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초과 근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회사와 직원은 고용 관계일 뿐이다”, “나는 직원들의 어머니가 아니다”, “왜 직원의 가정을 배려해야 하지” 등의 발언도 올렸다.

심지어 그는 너무 바쁘게 일하다 보니 동료 생일은 기억 나는데 큰 아들 생일은 잊어 버렸다고 자랑했다.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 냉정하다”, “시대 착오적인 사람”, “저 사람 밑에 일하는 사람이 불쌍하다”, “아들 낳을 시간은 어디서 구했느냐” 등의 댓글을 달았다.

헤럴드경제

바이두 부사장 취징의 더우인 계정.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의 홍보책임 부사장이 직원들의 ‘장시간 노동’을 당연시하고 미화하는 내용의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현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인터넷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취 부사장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 기자 출신이다. 이후 그는 화웨이로 옮겼다가 지난 2021년 바이두에 합류했다.

그의 발언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고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면서 바이두의 주가는 지난 7일 4% 급락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취징 부사장은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여러 플랫폼의 모든 의견과 논평을 주의 깊게 읽었다”며 “깊이 반성하고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적었다. 그는 또 자신의 입장이 바이두의 경영 방침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전직 바이두 직원은 취징 부사장이 화웨이의 공격적인 기업 문화를 바이두로 가져왔다고 전했다. 그가 있는 팀의 직원들은 메시지에 즉시 답장할 정도로 휴대전화를 놓지 않고 있어야 하며, 자정과 주말에도 회의에 참석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이 직원은 CNN에 “취 부사장이 상당히 큰 문화적 충격을 줬다”며 “그가 입사한 지 몇 달 만에 해당 팀 직원들의 60%가 직장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중국에선 청년들이 과로와 과도한 경쟁의 직장 문화로 피로를 겪고 있으며, 정보기술(IT) 산업 분야에서 더 심하다고 CNN은 전했다.

BBC도 “취 부사장이 촉발한 분노는 중국 IT 분야의 근무 환경이 악명 높을 정도로 열악하다는 것을 부각시켰다”고 짚었다.

yckim6452@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