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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의대생, 살해 직후 옷 갈아입고 경찰에 범행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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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범죄 정황들 추가로 드러나
경찰 추궁에 "옥상 소지품" 실토
피해자 발견하기까지 90분 지체
혈흔 묻은 옷 환복... 가방에 넣어
한국일보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의대생 A씨가 8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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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의대생의 계획범죄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 출동 전 환복해 혈흔이 묻은 옷을 숨겼고 경찰이 피해자 시신을 발견하기 전까지 살해 정황도 말하지 않았다.

8일 살인 혐의로 구속된 의대생 A(25)씨의 국선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에서 A씨가 범행을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범행 약 2시간 전 경기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매한 뒤 피해자 B(25)씨를 불러내 △흉기로 B씨의 경동맥이 지나는 목 부위만 2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또 A씨는 범행 직후 피해자 혈흔이 묻은 옷을 갈아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8일 MBN 보도에 따르면 A씨는 현장에서 옷을 갈아입은 뒤 혈흔이 묻은 옷은 가방에 넣어뒀다. 이 때문에 최초 "사람이 투신을 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살인 사건이라는 점을 바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 혈흔이 자신의 옷에 묻을 것을 예상하고 다른 옷을 미리 준비한 것인지 확인 중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살인 정황을 끝까지 함구했다. YTN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체포된 A씨가 평소에 복용하던 약 등 소지품을 옥상에 두고 왔다고 진술해 첫 출동 1시간 20분여 만에 다시 옥상으로 출동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A씨가 먼저 말한 게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왜 투신하려 했느냐는 경찰 질문에도 답하지 않던 A씨는 경찰 설득에 부모와 통화했다. 통화 중 A씨는 그제야 옥상에 두고 온 소지품을 언급했다고 한다. 출동한 경찰이 소지품을 찾던 도중 사각지대에서 우연히 피해자 시신을 발견하면서 A씨에게 살인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이 같은 은폐 시도로 인해 피해자를 발견하기까지 90분가량 지체됐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처음엔) 자살 시도 신고로 접수됐다가 파출소에서 부모와 통화하는 내용을 듣고 수상함을 감지했다"며 "파출소에서 신병을 확보한 상태였기 때문에 바로 살인 혐의로 체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10명을 투입해 A씨에 대한 면담을 진행, 범행 동기와 심리 상태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면담 과정에는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도 포함돼 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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