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취임 2주년 회견] ‘김건희 특검 주장’ 강하게 비판
尹 “저를 타깃해 檢특수부까지 동원… 제 가족 봐주기 수사했다는 것인지”
尹, 당시 수사때 1년간 檢총장
‘현정부 2년간 수사 답보’ 지적도
“질문있습니다”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약 72분에 걸쳐 20개의 질문에 답변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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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니 하는 이런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 정말 치열하게 수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를 향한 일각의 특검 여론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정말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체가 저는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수사가 혹독하게 이뤄진 만큼 특검 주장이 정치 공세라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이 사건을 지휘했던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총선을 앞두고 출간한 저서에서 “피가 거꾸로 솟는다. 김 여사 수사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반박했을 만큼 시각차는 첨예하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김 여사 대면조사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져 수사 양상에 따라 용산과 검찰의 충돌을 점치는 이도 있다.
● “특수부까지 동원” vs “1차례 서면조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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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전 정부 당시 ‘검찰총장 징계’와 맞물려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수사가 혹독하게 이뤄졌음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이런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김 여사 특검’ 반대를 분명히 했다.
법조계에선 김 여사에 대한 문재인 정부 검찰의 수사 기간은 약 2년 1개월로 특수부(반부패부) 동원 기간은 약 1년 6개월이었다는 반론도 있다. 특히 김 여사에 대한 고발이 접수된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약 1년간 윤 대통령이 현직 검찰총장이었던 만큼 김 여사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웠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의 암묵적 견제 역시 만만치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 들어 2년간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별다른 진전 없이 답보 상태라는 점도 윤 대통령에게는 불리한 지점이다. 검찰은 202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구속 기소하면서 김 여사는 기소하지 않았고,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1차례 서면조사에 그쳤다.
검찰은 2022년 12월 이른바 ‘김건희 엑셀파일’을 작성하는 데 관여한 전직 투자자문사 임원을 구속 기소해 지난해 10월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현 정부 들어 2년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권 전 회장의 항소심 선고 이후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 검찰 “수사 대상 제한 없어”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조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과 검찰이 갈등을 빚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면서 지난해 말∼올 초에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질설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특히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신속·엄정 수사를 지시하면서 검찰이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동시에 조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실체 규명 과정에서 수사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수사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사건 처리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에서 수사를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정치 공세라며, 김건희 여사가 불가침의 성역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와 장모 최은순 씨를 제외한 공범들은 모두 처벌받았다”며 “두 분이 주가 조작에 참여해 얻은 수익이 23억 원이라는 표현이 윤 대통령이 몸담았던 ‘검찰 의견서’에 명시돼 있으니 꼭 구해서 읽어보라”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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