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시진핑, 베오그라드 中대사관 폭격일 맞춰 세르비아 방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핵심요약
1999년 미국 주도 나토군 폭격…시진핑 "비극 재연 않게 할 것"
미국과 EU 주류에 대한 경고 메시지…동유럽 국가에는 러브콜
노컷뉴스

세르비아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년 만에 유럽 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두번째 방문국인 세르비아에 7일(현지시간) 도착했다. 베오그라드 중국 대사관 폭격 25주년을 맞은 날에 맞춰 세르비아를 방문한 시 주석은 당시 폭격을 주도한 미국과 나토(NATO)를 향해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시 주석은 이날 첫 유럽 순방국인 프랑스를 떠나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의 니콜라 테슬라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정부 주요 인사들이 직접 공항에 나가 시 주석을 맞았다.

이날은 코소보 분쟁이 한창이던 1999년 5월 7일 미국이 이끄는 나토군의 중국 대사관 폭격으로 중국 기자 3명이 숨진 날이다. 당시 미국 정부는 바로 오폭이라며 사과했지만 중국은 이 사건이 고의적이면서 야만적인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시 주석은 이날 세르비아 일간지 '폴리티카' 기고문에서 "우리는 25년 전 오늘 나토가 무지막지하게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대사관을 폭격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중국 인민은 평화를 귀하게 여기지만, 절대 역사적 비극이 재연되지는 않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이 세르비아 방문일을 이날로 택한 것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보인다. 25년 전 중국 대사관을 폭격한 나토가 현재 중국 견제를 위해 동북아시아로의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한(EU) 주류 국가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펜실베니아주 버크넬대학교 중국연구소 소장인 즈췬주 교수는 시 주석의 이날 세르비아 방문이 "나토에게 중국에 대한 '역사적 빚'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했다"면서 "이는 유죄를 선고받은 나토가 중국 문제에 개입해서는 안되며, 아시아로 확장해서도 안 된다는 미묘한 경고"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EU 주류 국가들과 달리 미국과 거리를 두며 중국, 러시아 등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세르비아, 그리고 다음 순방국인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러브콜 성격도 강한 것으로 보인다.

세르비아는 중국 대사관 폭격 사건 이후 중국과 강한 유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동시에 중국은 세르비아의 최대 투자국이다. 부치치 대통령은 양국 관계에 대해 "강철 같은 우의"라는 표현을 즐겨 쓰는 배경이다.

세르비아는 이번에 시 주석이 풀어놓을 선물보따리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고 있다. 시니사 말리 세르비아 재무장관은 국영방송 RT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유망한 분야에서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날부터 1박 2일간의 세르비아 방문 일정을 마친 뒤 8일 마지막 방문국인 헝가리로 이동할 예정이다. 헝가리는 EU와 나토 회원국이면서 중국과 긴밀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