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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추미애, 조정식 ‘대통령 거부권 재의결 180석 개헌’ 주장에 “위험한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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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편파 의장은 꼭두각시” 지적에

“국민들이 바라는 것과 너무 달라” 반박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하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8일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의 ‘대통령 거부권 법안 재의결 요건 180석 하향 개헌’ 주장에 대해 “조금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KBC 방송 인터뷰에서 조 의원 주장에 대해 “약간 좀 단견일 것 같다. 한시적일 것”이라며 “대통령의 적절한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헌법상 원리로서 필요한 것이다. 그걸 의석 수를 낮춘다는 건 조금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하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왼쪽)이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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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경선 후보로 등록한 조 의원은 여러 매체에서 의장이 되면 대통령이 재의 요구한 법안의 재의결 가결선인 ‘200석’을 ‘180석‘으로 낮추는 개헌을 추진하겠단 뜻을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하는 데 따른 조치다. 범야권이 4·10 총선에서 192석을 확보한 만큼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추 전 장관은 대신 “원포인트 개헌을 설득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가 이해충돌 사안 또는 대통령 신상에 관한 것에 대한 거부권을 제한하자는 정도의 원포인트 개헌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추 전 장관은 차기 의장이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 “지금처럼 민주당에 압도적 1당의 지위를 주셨는데 그걸 입법 독주라는 프레임을 씌우지 않냐. 그러면 주춤거리게 된다. 막 소심해지는 것이다. 그건 하나의 프레임”이라며 “그 법안의 내용이 민생을 살리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하다면 개인의 어떤 여론몰이를 겁먹지 말고 국민과 공감을 이루면서 설득력과 논리를 가지고 돌파해내는 뚝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의장 후보들 간 ‘선명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실상 너나 할 것 없이 ‘탈중립 의장’을 표방하는 가운데 추 전 장관은 총선 직후부터 ‘혁신 의장’을 내걸고 중립성과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오고 있다. 이날도 “거수기 역할을 하는 그런 중립은 있을 수가 없고, 국민의 편에 서서 민치를 해내는 그런 국회 역할이,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최근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런 주장에 대해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편파된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본보 통화에서도 “민주당이 집권한 다음에 여소야대가 되면 어떡할 거냐”고 우려를 표했다. 국회법 내 ‘의장의 당적 보유 금지’ 조항 역시 그 연원을 따져볼 때 의장이 중립을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과거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여당 의원이 의장을 했는데 그러다보니 국회와 의장이 ‘행정부의 시녀’란 말까지 들었다. 그때는 대통령이 의장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며 “이후 ‘국회의 존재 이유가 없지 않냐’는 반성이 있었고, 2002년 영국처럼 의장은 당적을 갖지 않도록 해서 중립을 위해 노력하도록 현행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추 전 장관은 김 의장 주장에 대해 “국민들께서는 지금 김 의장님 말씀이 국민들이 바라는 것과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당적 보유 금지 조항을 신설한 2002년과) 상황이 다르다”며 “지금은 이제 우리에게 180석을 줬는데 지난 국회에서 왜 입법으로 개혁을 못했느냐는 걸 국민이 묻고 계시는데 지금 김 의장님은 거꾸로 답하는 것이다. 과거에 여대야소 시절 또는 권위적인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절 얘기를 하시는 것”이라고 평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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