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동부 외곽 미사일 공격
검문소 점령 뒤 지상군 투입
휴전 협상 난항 속 난민 공포
폭격에 치솟는 연기 이스라엘군이 7일(현지시간) 폭격을 가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시내에서 거대한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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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6일(현지시간) 국제사회 만류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탱크를 투입하며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군의 라파 진격을 막을 해결책으로 기대를 모았던 휴전 협상도 이스라엘이 이집트가 제시한 휴전안 수용을 거부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라파로 피신한 가자지구 난민 140만명의 앞날은 더욱더 어두워졌다.
AP통신은 7일 팔레스타인과 이집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 탱크 여러 대가 전날 밤 이스라엘과 라파를 연결하는 케렘 샬롬 검문소를 점령한 뒤 국경을 넘어 라파 동부 외곽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집트 국경(라파 검문소)에서 200m 떨어진 라파 남부 지역에 이스라엘 탱크가 집결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라파에서 이스라엘과 이집트 등 외부로 향하는 모든 문을 걸어 잠그고 사실상 무력시위에 돌입한 셈이다.
이스라엘 관리는 이번 공격과 관련해 “1단계 군사작전의 일환”이라고 AP통신에 설명했다. 앞서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휴전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라파에서 지상 작전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라파 동부 피란민에게 칸유니스와 알마와시 난민촌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일각에선 이미 라파 중심부 공격 계획을 세운 이스라엘군이 동부와 남부 외곽에서 일종의 ‘몸풀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날 라파 동부 외곽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전투기로 라파 근처 테러리스트 시설 50곳 이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CNN은 어린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최소 15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번 공습이 라파 일부 지역에서 민간인 대피를 명령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단행됐다며 지상군을 투입하기 위한 사전작업 성격이 짙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군의 라파 전면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집트 당국자는 “이번 작전 범위는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 관리들이 7일 오전 작전을 마무리한 뒤 철수하겠다는 뜻을 이집트 정부에 통보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외신들은 탱크 진격이 이스라엘 정부가 휴전 중재안을 거부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고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카타르 총리와 이집트 정보국장에게 휴전안 수용 결정을 통보했다”면서 대표단이 7일 휴전 협상이 열리고 있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로 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전시 내각은 인질 석방을 포함한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라파 공격을 계속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하마스의 최신 휴전 제안은 이스라엘의 필수 요구 사항과는 거리가 멀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은 협상 대표단을 이집트로 보내 하마스와 이견을 조율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구체적인 중재안 거부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하마스의 ‘영구 휴전’ 요구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가 이날 입수한 이집트 중재안 전문에 따르면 휴전은 42일씩 3단계로 진행되며, 2단계 휴전 기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모두 철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뉴욕타임스는 “2009년과 2014년 분쟁 당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지상군을 모두 철수시킨 바 있다”며 “이스라엘 내각은 이번엔 그런 선택이 쉽지 않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금 근본적인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번 휴전이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는 일시 중단이 될 것인가, 아니면 전쟁의 영구 종식을 의미할 것인가에 관한 질문에 양측 모두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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