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주로 직접전용주문(DMA)으로 거래를 했는데, 금감원은 DMA는 주문의 방식 중 하나일 뿐 ‘DMA는 불법 공매도의 온상’이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DMA는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이 초단타 알고리즘 매매를 위해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소에 주문을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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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글로벌 IB들의 불법 공매도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려는 게 아니라 실수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외부에 주식을 빌려준 후 이를 돌려받기도 전에 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또 빌려온 주식보다 많은 수량을 매도하기도 했다. 이는 모두 무차입 공매도로 우리 주식 시장에선 불법에 해당한다.
금감원은 해외에 있는 글로벌 IB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위해 홍콩 등 해외 금융당국과 공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으로 홍콩 주요 글로벌 IB와 현지 간담회를 열고 한국의 공매도 제도를 설명할 계획이다.
다음은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과의 일문일답.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담당 부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불법 공매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문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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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 기간은 언제였나.
공매도가 재개됐던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다. 전체 기간이 상시 조사 대상이긴 하나 한정된 자원으로 전부를 들여다 보기는 불가능했다.
─이번에 적발된 IB들의 불법 공매도는 얼마나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 있나.
9개가 불공정거래와 연계된 불법 공매도를 했다기보단 잔고 관리 시스템이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잔고 부족에 의한 무차입 공매도가 대부분이었다. 불공정거래와 연계됐다면 고의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이번 건들은 그렇지 않다. 회사별로 편차도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으로 크다.
─DMA는 일반 주문 방식보다 어떤 항목을 간소화하나.
DMA는 증권사의 주문 대행을 거치지 않고 거래를 매칭하는 방법이다. 기본적인 주문 적정성 체크를 한다. 일반 주문보다 체크를 덜 하지는 않는다. 증권사 서버에서 속도를 높이는 주문 방법이지, 어떤 항목은 점검을 건너뛰는 그런 개념은 아니다. T+2일인 결제일에 결제불이행이 난 건도 없다.
─조사 중인 IB들에 대한 제재는 언제쯤 이뤄지나.
변동 가능성이 있어 언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전통적으로 숏 포지션(매도) 조사가 많진 않았고, 이만큼 적발하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린 것처럼 뚝딱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상당 기간 지켜봐야 한다.
─글로벌 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인가.
미국, 홍콩 등 어디가 됐든 대규모 불법 공매도가 문제시된 보도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한국이 불법 공매도를 엄격하게 보거나 IB들이 우리나라에서만 그런다거나 둘 중 하나라는 뜻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전자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조사 자원을 투입해 특정 사건을 본다면 지금처럼 많이 적발될 것이다. 해외 당국이 (우리나라 금감원처럼 불법 공매도를) 집중 조사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해외는 접근이 이뤄지지 않아서 대규모 불법 공매도가 발표되지 않았던 것 아닌가 싶다. 글로벌 IB가 한국만 우습게 여겼다고 보긴 어렵다. 이 얘기는 타국하고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불법공매도로 인한 부당이득금액은 얼마인가.
발표된 위반 규모는 법규를 위반해 공매도 주문을 넣은 금액이다. IB들이 손실을 보고 판 건도 있어 부당이득은 크지 않다. 과징금은 주문 금액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목적은 과징금으로 가능하다.
─글로벌 IB들의 처벌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수준은 평균치를 보면 위반 규모의 3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고 있다. 시장에서 이 수준을 약하다고 판단하면 추후에 금융위원회와 협의해서 제재를 강화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홍콩 외에 다른 해외 당국과 공조 중인 곳이 있나.
글로벌 IB가 홍콩에 많아서 홍콩을 말씀드렸던 거다. 비밀 협정 때문에 해외 당국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어렵지만, 다자간 협정에 의해 해외 당국도 충분히 (우리 당국의 입장에) 공감하고 있다.
─다음 달 끝나는 공매도 전면 금지는 연장되나.
해당 사안을 결정하고 말할 수 있는 건 금융위원회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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