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연금과 보험

임종룡 "보험 진출에 분명한 의지…서두르진 않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포스증권 합병 이어 '포트폴리오 확장' 계획…"중요한 건 가격"

'롯데손보 2조∼3조' 관측에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금액" 일축

'우투' 재건에 애정…"열린 자세로 사람 모을 것"

연합뉴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우리금융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6일 "보험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금융이 최근 롯데손해보험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서는 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일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 결의 통해 증권사 출범의 첫발을 뗀 직후 곧바로 보험사 인수 의사를 밝혀 '종합금융그룹' 비전을 재확인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국내 5대 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보험 계열사를 갖고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높은 은행 수익 비중이 취약점 중 하나로 꼽혀왔다.

임 회장은 "M&A(인수·합병)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과 가격"이라며 "우리금융에 보험사가 필요한 타이밍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정한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구성해야 금융 공급을 제대로 할 수 있고, 수익도 더 높일 수 있다"며 "금융지주 전략의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임 회장은 다만 "중요한 것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사 결과에 따라 적정하다고 판단한 가격을 오버페이(과다 지급)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보험사 인수가 증권사처럼 시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 롯데손보 기업가치로 2조∼3조원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도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금액"이라며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임 회장은 앞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했다 가격이 안 맞아 중단한 일을 되짚으며 "보험사 M&A로 새로운 부담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보험사 인수 기회가 계속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저축은행 매물에 관해서도 관심을 갖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합병 뒷얘기도 들려줬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M&A로 증권업에 진출하겠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러나 적정한 매물을 찾기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지향하는 증권사는 기업금융(IB)을 잘하고 온라인 리테일 역량이 있는 증권사였다"며 "주어진 여건하에서 이런 회사를 만들어가는 게 낫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반기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실제 지난해 3월 임 회장 취임 이후부터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증권 정도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내 증권사에 인수 의사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형사 인수가 여의치 않자 전략을 변경, 초소형사인 포스증권과 우리종금을 합병한 뒤 자체적으로 키워나가는 경로를 택한 것이라고 한다.

임 회장은 신설 합병 법인 이름을 '우리투자증권'(가칭)으로 짓고, 과거 대우증권 같은 '여의도 증권가 사관학교'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던 지난 2013년 말 우리금융으로부터 우리투자증권 등을 패키지로 인수해 NH투자증권을 출범시킨 당사자기도 하다.

그는 "제가 농협에서 인수했을 때만 해도 우리투자증권이 업계 2∼3위의 역량 있는 증권사였다"며 "직원들이 그런 자부심을 다시 갖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증권업이라는 게 결국 사람이 하는 장사"라며 "정말 열린 자세로 우수한 사람들을 모아볼까 한다"고 적극적인 스카우트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주 여의도로 사무실을 이전한 우리종금은 이번 합병 발표 전부터 미래에셋증권 출신 등 임원급 6명가량을 영입하는 등 업계에서 검증된 인재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 몸집을 불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으로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5대 증권사 수준으로 발돋움하게 만든다는 중장기 비전도 밝혔다.

그 방식에 대해선 "증자를 통해 할 거냐 아니면 적정한 매물이 또 나오면 그걸 사서 붙일 거냐 하는 전략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 3월로 취임 1주년을 지나온 임 회장은 그동안 우리금융의 기업문화와 체질 개선에 주력해온 점을 부각했다.

그는 "지난해 26년 만에 민영화를 완성했다"며 "이제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문화를 깨고 민간 금융회사에 걸맞은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문화로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지난 1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에 대해 "은행 자산이 500조원에 달하는데, 그걸 어떻게 갑자기 늘리겠나"라며 "하지만 정상적인 수익 궤도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하반기 기업금융을 업계에서 제일 많이 늘렸다"며 "이를 통해 늘어난 자산들이 이제 수익을 거양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내년까지 보통주 자본 비율을 12.5%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위험가중자산을 적정하게 관리하고 이익 규모를 충실히 쌓아 2026년, 2027년에는 13%까지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경쟁사들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발생 이후 일제히 ELS 판매를 중단했지만, 우리은행은 계속해서 ELS를 팔 것이라고 했다.

임 회장은 "감독 당국의 개선 방안이 나오면 당연히 따를 것"이라면서도 "우리은행은 H지수 ELS 같이 위험한 상품을 거의 팔지 않았는데, 큰 손실을 낸 다른 은행들과 똑같이 행동하는 게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기존의 상생금융을 넘어 '횡재세' 도입이 논의되는 데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대신 "우리은행은 공적자금을 받아 살아난 은행"이라며 "그렇게 받은 은혜를 최선을 다해 사회에 갚는 것이 우리금융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hanj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