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더미를 지켜보는 가자지구 주민들 |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종전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가자지구 휴전 협상장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협상 대표단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의에 마치고 지도부와 이견 조율을 위해 카타르 도하로 간다고 밝혔다.
이집트 관영 알카히라 뉴스는 도하로 간 협상단이 7일에 돌아와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 측이 제시한 휴전안을 받아 들고 검토에 들어갔던 하마스는 지난 4월 협상단을 카이로에 파견했다.
하마스 대표단은 이스라엘이 불참한 가운데 중재역을 맡은 카타르, 이집트 관리들을 통해 이스라엘과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협상해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기간과 인질·수감자 석방 등 상당수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때 7개월 가까이 이어져 온 전쟁이 멈출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그러나 양측은 종전 문제를 두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인질 석방의 대가로 전투를 잠시 멈출 수는 있다"면서도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군사 작전 종료와 가자지구 철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 부대가 다시 지하 벙커에서 나와 가자지구를 또 통치하고 군사 시설을 재건하며 가자지구 인근에 사는 이스라엘 시민을 위협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는 "전쟁 종료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를 포함한 포괄적인 휴전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가 공격을 멈추지 않고 무력 충돌을 확산하며 각국의 중재 노력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측이 종전 문제를 두고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협상은 진전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결렬 위기에 처하자 협상장에 머물던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긴급 회의를 위해 도하로 갈 예정이다.
이런 협상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하마스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인근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10여발의 로켓을 쐈고, 이에 보복 공습을 가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감지했다면서 곧 라파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협상 결렬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하마스의 종전 요구를 이스라엘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는 만큼 돌파구가 열리긴 쉽지 않게 됐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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