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경기침체 여파
은행 NPL 매각 144% 늘어
1분기에만 벌써 1조7300억
은행 NPL 매각 144% 늘어
1분기에만 벌써 1조7300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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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은행권의 부실채권(NPL) 매각 규모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매각 규모가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데 이어 2분기는 1분기 보다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매물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인수 참여자들도 늘어나며 NPL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5일 삼일PwC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1개 주요 은행(하나·경남·KB국민·IBK기업·NH농협·대구·부산·KDB산업·수협·신한·우리)의 NPL 매각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약 1조73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에는 1분기보다도 46.82% 늘어난 2조5400억원 수준의 물량이 대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NPL 매각 규모도 최근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 2021년 2조9800억원에서 2022년 2조3600억원으로 감소했던 NPL 매각 규모는 지난해 5조4300억원 기록하며 2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1, 2분기 모두 작년보다도 더욱 크게 늘며 시장 공급이 크게 확대되는 모양새다.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은행별 NPL 매각 규모를 살펴보면, IBK기업은행이 총 3조4500억원 수준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은행별 누적 매각 규모 비중은 IBK기업은행(27.6%)이 가장 컸으며, 하나은행(12.1%), 우리은행(10.8%), 신한은행(8.8%)이 뒤를 이었다.
NPL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은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의 연체가 빠르게 늘면서 은행들이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거 매각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금리 부담으로 일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담보로 잡혔던 아파트들도 잇따라 매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는 채권을 전문회사에 할인해 매각하거나, 아예 상각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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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삼일PwC 파트너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금융기관들의 자산 규모가 커졌는데 고금리 상황 지속으로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NPL이 쏟아지고 있다”며 “특히 2분기 시중은행 NPL 규모는 2조5000억원 이상으로 역대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NPL 매물이 쏟아지면서 시장이 이를 사들인 뒤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전업사들 우위의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NPL 인수 규모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UAMCO)가 가장 컸다. 유암코의 인수금액은 2021년 이후 전체 NPL 시장의 약 41.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하나F&I(24.2%)와 대신F&I(17.8%) 순이었다.
올해 1분기에는 유암코(39.3%)가 1위, 하나F&I(24.2%)가 2위, 대신 F&I(17.8%)가 3위로 집계됐다. 우리금융F&I(12.1%), 키움F&I(6.6%)가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F&I의 경우 우리종합금융과 합산한 수치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 NPL 전업사 설립을 추진하거나, NPL 펀드를 조성하는 등 투자은행 업계에서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공급과 인수 참여자가 늘며 큰 장이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매물 공급 증대로 복수의 금융지주사들이 전업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시장 참여자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과 매각 물량이 늘면서 작년 상반기까지 상승 추세였던 매각가율은 다소 낮아지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 95.4%에 달하던 NPL 매각가율은 올 1분기 기준 86% 수준으로 줄었다.
김병국 파트너는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85%에 육박했던 법원 경매 평균 낙찰가율이 올해 2월 기준 67.7% 수준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했을 때 NPL 매각가율이 당분간 하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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