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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VIP 격노’ 김계환 사령관 15시간 조사···정점 향하는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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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4일 오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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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난 4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을 소환해 15시간가량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김 사령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망 초동 조사 결과를 두고 ‘VIP(윤석열 대통령)가 격노했다’는 말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전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공수처가 대통령실 개입 의혹의 실마리를 풀 김 사령관을 조사함에 따라 향후 수사는 국방부 윗선 등 정점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전날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변호인 없이 조사에 임한 김 사령관은 조사 14시간 45분 만인 5일 오전 0시25분쯤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김 사령관은 ‘박정훈 대령에게 VIP가 격노했다는 말을 전한 적 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 사령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함께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힌다. 해병대 최고 지휘관인 김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채 상병 사망 사건 초동 조사를 담당한 박 대령에게 외압을 가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해병대 수사단을 이끌던 박 대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채 상병 사망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는데, 김 사령관은 이첩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

김 사령관은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 윗선과의 연결고리로도 지목된다. 그가 지난해 7월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초동조사 결과에 대해 “국방부에서 경찰 인계 서류에 협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한다”며 “대통령실 회의에서 VIP(대통령)가 격노하면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박 대령에게 전했다는 게 박 대령의 주장이다. 김 사령관은 이첩 보류 전후로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임기훈 국가안보실 비서관 등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을 상대로 ‘대통령 격노’ 발언의 진위와 이 전 장관 등 윗선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최근 잇따라 핵심 피의자를 조사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과 29일엔 두 차례 유재은 관리관을 조사했다. 유 관리관은 지난해 7~8월 해병대 수사단이 특정했던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 8명과 관련해 ‘경찰 이첩시 혐의자 및 혐의내용을 특정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수사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지난 2일엔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도 조사했다. 박 전 직무대리는 지난해 8월 국방부 검찰단이 경찰로부터 회수한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자료를 재검토한 뒤 혐의자를 2명으로 줄여 경찰에 재이첩한 조사본부의 책임자다.

공수처 수사는 향후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 전 장관 등 국방부 윗선으로 뻗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후 유 관리관과 통화한 정황이 있는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채 상병 사건, ‘보이지 않는 손’의 흔적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405040900031



☞ 공수처, ‘채 상병 사건’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피의자 조사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405021111001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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