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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군기 잡는 느낌"…박찬대보다 더 튄 이재명의 '12분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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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3일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찐명’ 박찬대 의원을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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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신임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이재명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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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22대 총선 당선인 171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독 입후보한 박 의원을 재적 의원 과반 이상 득표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득표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22대 국회가 실천하는 개혁 국회가 되도록 신발 끈을 꽉 매고 있는 힘껏 뛰겠다”며 큰절을 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원내운영수석부대표에 박성준 의원을, 정책수석부대표에 김용민 의원을 지명했다. 두 사람 모두 친명계로, 22대 국회에서 재선이 된다.

박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실천하는 개혁 국회, 행동하는 민주당”을 슬로건으로 제시한 뒤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이란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엄중하게 지켜만 보고 머뭇거리다 실기(失機)하는 과거 민주당과는 결별하고, 국민 부름 앞에 신속하게 움직이고 성과와 실적으로 화답하는 행동하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 법안 즉시 재추진 ▶민생회복지원금 추가경정예산 협상 시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ㆍ운영위원회 민주당 몫 확보 ▶검찰ㆍ언론개혁 가속화 등을 공약했다.

이날 투표에 앞서 박 원내대표는 문 앞에 서서 입장하는 당선인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했고, 당선인들은 미리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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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박찬대 의원(왼쪽 두번째)이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진선미 당 선거관리위원장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4-05-03 11:56:09/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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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선을 끈 건 이재명 대표의 이례적인 긴 연설이었다. 투표 전 단상에 오른 이 대표는 12분에 걸친 발언을 통해 당과의 일체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한 개개인이 아니라 민주당이라는 정치 결사체 구성원”이라며 “여러분이 차지하는 그 지위, 역할이 결코 혼자만의 능력으로 만들어 낸 개인의 획득물이 아니다. 앞으로 의정활동을 하실 때 잊지 말라”고 했다.



특히 이 대표는 당론 입법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정말로 옳지 않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자기 신념을 주장하고 당의 발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위해서 필요한 말은 과감하게 해야 한다”면서도 “최소한 모두가 합의한, 동의한 목표에 대해선 자신의 신념과 가치, 양심에 반하는 게 아니라면 따라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당론으로 어렵게 정한 법안도 개인적 이유로 반대해서 추진이 멈춰버리는 사례를 몇 차례 봤다”며 “그건 정말 옳지 않다. 의사결정과정에서 반대하지도 않아 놓고 정해진 당론 입법을 사실상 무산시키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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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앞서 박찬대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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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대표의 이 발언을 듣던 몇몇 중진 의원은 현장에서 “그런 사례가 있었느냐”며 웅성거렸다고 한다. 한 재선 의원은 “다선들도 ‘기억나는 사례가 없다’고 하더라.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한 게 좀 의아했다”며 “마치 이 대표가 군기를 잡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속도감 있게 끌고 나겠다는 ‘돌격 앞으로’ 선언 같았다”고 말했다. 3선 의원은 “국회 무기명 표결을 (당론을 핑계로) 색출하려고 하니 홍위병, 마녀사냥이 생기는 것”이라며 “또 입법은 원내대표 소관이지 당 대표가 나서서 얘기할 문제가 아니다. 적절치 않은 얘기”라고 비판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같은 건 없어야 한다는 경고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당에선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연임론’이 힘을 받는 가운데 당분간 ‘이재명 일극(一極)체제’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재선 의원은 “박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로 나서고 나서 다른 후보가 다 포기한 건 이 대표 뜻 아니겠냐”라며 “당분간은 이재명의 시간이다. 다른 변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 3선 의원은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 이런 일방통행식 구도가 도움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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