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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검찰총장 "없는 사실 입증 요구, 사법의 정치화로 법치주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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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 정치적 문제로 변질시켜 정쟁화"

"저열하게 나와도 책무 완수"…이순신 장군 '정중여산' 인용

뉴스1

이원석 검찰총장.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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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2일 "재판 받는 피고인이 법정 밖에서 검찰을 향해 터무니 없는 거짓을 늘어놓고 '없는 사실을 입증하라'고 목청을 높이며 사법 시스템을 뒤흔들어 법망을 찢고 빠져나가려는 불법부당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이 총장이 이른바 '이화영 술자리 진술조작 회유 논란'과 관련해 "중대한 부패 범죄자가 1심 선고를 앞두고 허위주장으로 사법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붕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개최된 5월 월례회의에서 "우리 사회는 문학과 음악의 표절도, 과학 연구 진실성도, 미술작품 위작도, 정쟁도 고유 영역에서 해결되지 않고 형사사법에 해결을 미루는 '모든 문제의 사법화'가 심각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반대로 사법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변질시켜 정쟁화해 사법시스템을 흔드는 '사법의 정치화'가 끊임없이 계속돼 '법치주의'가 위기에 놓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이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 술자리 회유' 주장과 관련해 여의도 정가와 서초동 안팎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장은 "소방서·구조대가 허위신고로 혼란에 빠지면 위급상황 대응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처럼, 허위·조작과 기만으로 사법시스템이 흔들리면 범죄로부터 사회를 방위하는 법치가 무너져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이순신 장군이 일본군과의 첫 해전인 옥포해전을 앞두고 휘하 군사들에게 전한 말로 알려진 '정중여산(靜重如山, 침착하게 태산같이 무겁게 행동하라는 의미)'이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검사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도 공직자가 이를 탓할 수만은 없다"며 "상대가 저열하게 나오더라도 우리는 정도를 걸으며 지혜를 모아 좌고우면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태산처럼 무겁고 담담하게 맡은 책무를 완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 총장은 지난달 23일 창원지검을 방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6일 대장동 재판에 출석하며 이 부지사 주장이 "100% 사실로 보인다"고 말한 것을 두고 "공당에서 이 부지사의 진술만 믿고 이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총장은 민생범죄 대응을 강조하며 "수사·기소·재판·형 집행의 전 단계에서 피해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내 가족과 같이 피해자들을 지킨다는 자세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미국 야구단 뉴욕 양키스가 '어떤 스타 플레이어보다도 팀이 우선이다'라며 유니폼에 선수 이름을 새기지 않는 원칙을 예로 들며 "우리가 하나 되어 한 팀으로 팀워크를 발휘한다면 못해낼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자가 굽으면 길이를 바로 잴 수 없고, 거울이 때를 타면 비춰볼 수 없으며, 저울이 기울면 무게를 달 수 없다"며 "죄의 무게를 재는 우리가 지켜야 할 선을 넘는 것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묵묵히 할 일을 다하는 동료들에게 등을 돌리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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