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냈다하면 완판”… 트럼프부터 민희진까지 ‘밈 NFT’의 세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지난달 25일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을 연 민희진 어도어 대표(오른쪽)와 이 모습을 토대로 한 누리꾼이 만든 NFT(왼쪽). /NFT 거래소 조라·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 이용자 A씨는 지난달 28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 캐릭터 대체불가토큰(NFT)을 공개했다. 해당 NFT는 최근 큰 화제를 모은 민희진 대표의 하이브 폭로 기자회견 모습을 본떠 제작됐다. 민희진 대표가 제작을 맡은 아이돌 그룹 뉴진스를 상징하는 토끼에 기자회견 당시 민희진 대표의 옷차림을 입힌 그림이다. 토끼 그림 뒤에는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 당시 했던 발언도 적혀있다.

A씨는 자신의 엑스에 해당 NFT를 “심심해서 만들었다”며 이를 무료로 나누겠다고 밝혔다. A씨의 게시글은 올라오자마자 조회수 1만회가량을 기록하는 등 누리꾼 사이에서 관심거리가 됐다. NFT를 가지고 싶다는 신청도 밀려들어 A씨는 예정보다 일찍 무료 지급을 마감해야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뒤늦게 봤는데 일찍 마감해 아쉽다”, “아는 작가에게 민희진 대표 NFT 제작을 부탁해야겠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국내외 유명인 관련 ‘밈(Meme·웃음거리가 되는 유행 콘텐츠) NFT’가 출시될 때마다 관심을 끌며 ‘완판’ 기록을 쓰고 있다. 이러한 NFT는 최근 화제가 된 유명인의 특정 모습을 토대로 만들어지며 동시에 한정 수량만 발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변조가 불가능한 NFT 특성과 유명인의 재미있는 밈을 가지려는 소유욕이 결합해 밈 NFT가 인기리에 거래된다고 설명한다.

조선비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머그샷으로 만들어진 NFT. /NFT INT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명인의 밈 NFT 열풍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2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한 가상자산 업체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을 NFT로 제작해 유통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초상권을 인가받아 개당 99달러에 NFT를 팔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NFT 발행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22년 12월에 첫 머그샷 NFT를 제작했는데 첫 에디션은 공개 직후 수 시간 내에 모두 팔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2022년 3월엔 할리우드 유명 배우 윌 스미스의 NFT가 만들어졌다. 당시 윌 스미스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려 한창 논란에 시달리는 중이었다. 시상식 직후 한 누리꾼은 윌 스미스가 뺨을 때리는 생방송 장면을 NFT로 만들어 공개했다. 이번에도 누리꾼들은 곧바로 반응했다. 해당 NFT는 출시 하루 만에 700개 넘는 수량이 팔렸으며, 4만5000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비즈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린 장면으로 만들어진 NFT의 한 종류. /NFT 거래소 오픈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밈 NFT는 유명인의 웃음거리 혹은 논란거리를 기반으로 제작된다는 점에서 공식 굿즈와 다른 성격을 띤다. 연출되지 않은 논란의 순간을 포착해 온라인상에서 유행이 된 탓에 오락적 요소가 강한 콘텐츠로 만들어진다. 전문가들은 밈 NFT의 인기 이유에 대해 유행 콘텐츠를 가질 수 있게 설계해 누리꾼의 소유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쟁글의 황효준 연구원은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소유권이 명확하고 변조할 수 없게 한다”며 “소유권 보장과 희소성이라는 장점 덕에 유명 밈 기반 NFT를 소유하고 거래하는 수요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밈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동안 밈 NFT가 단기 투자 수단으로 가치도 가진다는 의견도 있다. 황 연구원은 “많은 사람이 유명 밈 기반의 NFT를 투자 기회로 보고 거래한다”며 “유명 밈 기반의 NFT는 대대적으로 홍보되기 쉬워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teo@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