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시험 걱정에 잠 못 이뤄요"…아동 10명 중 6명 이상 '과다공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초록우산 '2024 아동행복지수' 발표

한국 아동·청소년들이 전반적으로 적게 자고 오래 공부하는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은 한국 아동과 청소년의 일상 속 시간 균형을 분석한 ‘2024 아동 행복지수’를 2일 발표했다.

아동행복지수는 아동의 하루를 수면·공부·미디어·운동 4개 생활영역에 따라 분석해 아동 발달과 권리 관점에서 바람직한 수준으로 여겨지는 ‘권장기준 시간’ 대비 일상 균형 정도를 지수로 산출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4~29일 4주간 전국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아동·청소년 1만140명을 대상으로 한 자기기입 조사와 시간일지를 근거로 작성됐다.

초록우산은 이번 조사에서 기존 2000여명이었던 조사 대상을 1만여명으로 확대했고 초등학생 1학년부터 4학년을 새롭게 포함했다. 조사지역도 전국 17개 시도로 넓혔다.

이번 아동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45.3점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보살핌으로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일상을 보내는 초등 저학년이 포함됐음에도 만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결과다.

전반적으로 아동들의 수면시간은 줄고 공부시간은 증가했다. 과소수면에 해당하는 아동들은 18.8%, 과다공부에 해당하는 아동들은 65.1%였다. 적게 자면서도 오래 공부하며 권장시간 대비 불균형한 하루를 보내는 아동이 늘어났음을 뜻한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 같은 양상은 더욱 뚜렷해져 고학년일수록 불균형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가지 생활영역이 권장시간에 해당하는 아동들은 그렇지 않은 아동들보다 주관적 행복감이 1.9점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지수가 낮은 아동은 공통적으로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공부 압박과 사교육 부담을 더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아동들의 13.1%는 평소 불면을 겪고 있으며, 초등학교 저학년(9.3%), 초등학교 고학년(11.0%), 중등(15.3%), 고등(18.7%) 순으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비율도 높아졌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늦은 시간까지 핸드폰 등 미디어 활동을 하느라(29.2%)’, ‘소음 등의 환경적 이유(24.4%)’, ‘해야 할 일이 많아서(17.0%)’, ‘내일 할 일 등 걱정이 많아서(9.7%)’ 등이었다.

특히 초등 저학년 14.8%, 초등 고학년 23.5%가 해야 할 일(공부·과제 등)이 많고 내일 할 일 걱정 때문에 잠들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는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평소 가족과의 주요 대화 주제가 공부이거나 부모로부터의 성취 압박이 높은 아이들이 충동적 자살 생각, 우울 불안 등을 더 겪고 있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공부에 대한 압박을 겪는 아동들의 아동행복지수는 44.16점으로 그렇지 않은 아동들의 45.95점에 비해 1.79점 낮았다. 공부 압박을 받는 아동들은 그렇지 않은 아동들에 비해 수면시간과 여가는 짧고, 학업 시간은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학교 수업 외 학습 시간’이 37분 긴 것으로 나타나 정해진 학교 수업 외에도 학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우리나라 아동의 평균 78.1%가 주중에 학원을 다니고, 57.2%는 주말에도 학원에 다녔다. 초등 저학년 84.5%는 주중에 학원을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2024 아동행복지수는 우리나라 아동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는 중요한 지표로서 아동의 행복에 균형 잡힌 생활시간을 보장하고, 아동들의 심리 정서를 살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초록우산은 아동행복지수가 아동의 삶을 들여다보는 기준이 되는 대표 지표로 향후 우리나라 아동 복지정책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점차 영역별 내용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