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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눈물의 분양가]②사전청약 당첨자도…'고분양가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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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분양 본청약 시점 줄줄이 지연
성남복정·군포대야미 등 2~3년 밀려
분양가 상승 불가피…'본청약 신중론' 확산


이제 공공분양 주택의 분양가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공급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대규모 사전청약을 실시했다. 하지만 본청약 예정일이 도래한 단지들은 줄줄이 본청약 시점을 미뤘다. 최대 3년 이상 밀린 단지도 있다.

본청약이 밀리는 건 청약 대기자들에게는 시기가 늦어지는 것 이상의 문제다. 사업 기간이 늘고 금융부담이 커져 분양가 상승까지 부담해야 해서다. 사전청약 때 알린 추정 분양가와 본청약 시 확정 분양가가 벌어진다는 뜻이다. 비교적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기대했던 사전청약 당첨자마저 한숨을 내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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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4차 사전청약 받은 공공분양주택의 본청약 시기./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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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본청약 받은 단지 '1곳'뿐

정부는 지난 2021년 3기 신도시 등 공공분양 사전청약(1~4차) 약 3만 가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본청약 시점이 예정보다 밀리면서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본청약이 밀릴수록 분양가 상승 가능성이 생긴다. 자금 및 입주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비즈워치가 지난 2021년 사전청약(1~4차)을 진행한 총 31개 지구, 62개 단지의 입주자모집공고 등을 모두 확인한 결과(4월19일 기준) 본청약 예정 시점이 지난 곳은 총 27개 단지다. 그중 예정 시점에 본청약을 진행한 단지는 단 1곳뿐이었다.

본청약을 받은 곳은 △성남복정1 A1·A2·A3 △위례 A2-7 △부천원종 B2 △인천검단 AA21 △파주운정3 A22·A23 △양주회천 A24 △서울대방 등 10개 단지다. 이 가운데 양주회천 A24(869가구)만 2021년 11월 사전청약을 받고 예정했던 2022년 6월15일 본청약 모집공고를 했다.

반면 위례 A2-7과 파주운정 AA22는 각각 1년 이상 본청약 시점이 연기됐다. 특히 2021년 7월 1차 사전청약을 받은 신혼희망타운 위례 A2-7(1309가구)은 2022년 9월15일 본청약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1년 4개월 뒤인 2024년 1월에 본청약을 진행했다.

단지 옆 위례고운초 배정에 대한 교육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착공 등이 전반적으로 밀린 탓이다. 파주운정 AA22도 마찬가지의 교육환경평가 인허가 문제로 본청약 시점이 2022년 6월에서 2023년 10월로 1년 4개월이나 밀렸다. 나머지 단지들은 예정했던 분양 시점이 1~3개월씩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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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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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청약 예정 시점이 지난 단지 가운데 17곳은 아직도 본청약을 받지 못했다. 3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본청약을 받는 인천계양 A2블록과 A3블록(신혼희망타운)은 1차 사전청약 대상지로 2023년 10월15일 본청약 예정이었으나, 설계안전성 추가 검토 등의 이유로 올해 9월로 본청약 시점이 1년 가까이 밀렸다.

의왕청계2 A1(신혼희망타운)도 지난해 10월15일 본청약을 예고했으나 일부 주민들의 이주 반대 등으로 인해 보상과 철거가 지연되면서 올해 11월로 1년 넘게 미뤄졌다. 의왕월암 A1·A3(신혼희망타운)는 지난해 5월15일 예정이었으나 법정 보호종인 맹꽁이 발견 등에 따라 올해 9월로 1년 4개월가량 연기된다.

수원당수 A5(신혼희망타운)는 학교설립계획 변경에 따른 착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본청약 시점이 지난해 4월15일에서 올해 9월로 1년 5개월가량 늦어졌다. 공공분양 중에선 성남신촌 A2가 지난해 4월15일 예정이었다가 지난달 24일로 1년 연기됐다. 파주운정3 A20은 지난해 6월15일 예정이었으나 올해 10월로 1년 4개월가량 밀린다.

남양주진접2 A1·B1(공공분양)과 A3·A4(신혼희망타운)은 지난해 12월15일 본청약 예정이었으나 내년 하반기로 밀렸다. 2년 가까이 지연되는 셈으로, 주요 문화재가 나오고 난방 등 기반 시설 설치가 늦어진 영향이다.

신혼희망타운 성남낙생 A1은 본청약 예정일이 기존 2023년 11월15일에서 2026년 6월로 2년반 이나 밀린다. 방음터널 화재 사고, 맹꽁이 포획이주, 문화재 발생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다. 성남복정2 A1(신혼희망타운)도 맹꽁이 발견, 주민 반대 등으로 지난해 5월15일 예정이었던 본청약 시점이 2026년 7월로 2년 넘게 미뤄질 예정이다.

본청약 시점이 3년가량 지연되는 곳도 있다. 군포대야미 A2(신혼희망타운)는 이달 15일 본청약 예정이었으나 선로 지중화 문제 등이 생겨 본청약 예정일 2주 전에 급작스레 2027년 상반기로 밀리게 돼 문제가 됐다.
분양가 어쩌나…"본청약 포기해야 할 수도"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사전청약 공고 때는 추정 분양가만 안내하고 확정 분양가는 본청약 때 나오는데, 본청약 시점이 늦어질수록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청약 시점이 1년 이상 밀린 단지의 경우 추정 분양가에 비해 확정 분양가가 10%가량 오른 바 있다. 본청약 시점이 1년 4개월가량 밀린 위례 A2-7의 경우 추정 분양가가 3억8074만원이었으나 본청약 때 나온 기본형 확정 분양가는 3억9182만~4억2060만원으로 최대 11.9% 상승했다.

파주운정3 A22의 경우 2021년 11월 사전청약 때 전용면적 74㎡의 추정 분양가가 3억8074만원이었는데, 이후 본청약 시점이 1년 4개월가량 밀린 2023년 10월 나온 기본형 확정 분양가는 3억9182만~4억2060만원으로 최대 10.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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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청약 시점이 밀린 사전청약 단지의 분양가 변화./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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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단지는 본청약 시점이 밀리면서 사업비 등이 늘어 분양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본청약이 2~3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라면 이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최근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 포함 항목이 줄인상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도 이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분양가 인상 폭이 더 클 수 있다. ▷관련기사: 이한준 LH 사장 "공사비 최대한 증액해줘야"(2월20일)

실제로 최근 인천계양 A2 블록의 총사업비가 크게 올라 본청약 시점의 확정 분양가도 대폭 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천계양 A2 블록의 총 사업비는 2022년 1월 사업계획승인 당시 2676억원에서 이달 8일 3364억원으로 변경 고시됐다.

2년 만에 688억원(25.7%)이 증가한 금액이다. 인천계양 A3 블록도 총 사업비가 기존 1754억원에서 2335억원으로 581억원(33.1%) 올랐다. 원자재, 인건비, 유가 등 건설 원가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오는 9월 본청약 때 공사비 증가분이 분양가에 반영되면 공공주택의 가격 경쟁력도 확 떨어지게 된다.

A2 블록의 경우 2021년 7월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가 전용 59㎡ 3억5600만원, 84㎡ 4억9400만원이었다. 여기서 10~20% 정도 분양가가 뛴다면 추정 분양가 대비 수천만원 이상 부담이 커지면서 인근 민간 아파트 시세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우려에 국토부는 "공공주택 지구로서 기본형 건축비 등과 연동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만큼 공사비 인상이 분양가 상승으로 직접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본청약 시 분양가심사위원회를 거쳐 분양가 상한가격 이내 범위에서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분양가 인상 리스크 걱정할 수밖에 없다. 분양가가 적당하게 책정되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요즘 공사비 인상, 경기 침체 등으로 민간 분양도 일정이 밀리고 있는데 저렴하게 공급하려는 공공 분양은 일정 맞추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며 "사전청약 당첨자들도 마냥 손 놓고 기다려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가 모든 리스크를 커버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향후 분양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본청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며 "사전청약 당첨 단지가 입지 우위 지역이 아니라면 주위 시세 및 입주 일정 등을 고려해서 전략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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