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전공의 근무 24∼30시간 단축… 정부, 의대증원 5월 2일 발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의정갈등 넉 달째… 해법 고심

정부, 대교협 모집 인원 취합 공개

한덕수 총리 “교수 휴진 안타까워”

전공의 처우 개선 시범사업 돌입

1년간 시행… 연속근무 단축 제도화

새 집행부 의협 전공의 지원사격

의협 회장 “얽힌 매듭 잘 풀겠다”

의협 주도 ‘범의료계 협의체’ 관련

박단 비대위장 “논의된 바 없어” 반박

정부가 2일 의과 대학별로 제출한 2025학년도 모집인원을 발표하고, 예정대로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전국 대학들이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2025학년도 모집인원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 “내일(2일) 대학교육협의회에서 모집인원 취합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체 40개 의대 설치 대학 중 증원대상인 32개 대학 모두 증원 규모를 제출한 가운데, 한 총리는 “대교협의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아 있지만, 정부는 의대들이 증원된 학생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도록 인력, 시설 등 교육여건 마련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피곤해 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소파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피로 등을 이유로 주 1회 휴진을 선언하는 의대 교수들이 늘고 있다. 정부는 2일 취합된 학교별 의대 증원 규모를 밝히고, 예정대로 의료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의·정 갈등 사태가 넉 달째에 접어든 가운데, 정부와 의사단체는 사태의 키를 쥔 전공의 달래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부는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을 24∼30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대한의사협회(의협) 강성 지도부도 생활고에 빠진 전공의들에 대한 지원을 우선 과제로 꼽았는데, 전날 밝힌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선 전공의와 입장이 달라 정부와의 일대일 대화에 난항이 예상된다.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 줄이겠다”

정부는 전공의의 과중한 근무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입장이다. 2일부터 17일까지 참여 병원을 모집하는 전공의 처우개선 시범사업에는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을 기존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앞서 정부는 2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을 개정해 총 수련시간은 주 80시간(기존 88시), 연속 근무시간은 36시간의 범위 내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법은 2026년 2월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기존 법안보다 연속 근무시간을 더 줄인 것으로, 정부가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에 의지를 갖고 있다는 걸, 실제로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

정부는 시범사업 참여 병원에 다양한 정책지원을 하고, 2025년 전공의 별도 정원을 최대 5명까지 추가 배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1년간의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연속 근무시간 단축을 제도화하고, 이를 전체 수련병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일보

3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업무공백으로 인한 치료불가 안내문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휴진 안타까워, 모집인원 2일 발표”

전날 주요 ‘빅5’ 병원 소속 교수 일부의 휴진에도 의료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향후 교수들의 개별 휴진이 늘어나며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당장 전남대병원이 3일부터 주 1회 외래진료 휴진을 예고했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기존 예약 환자의 외래 진료만 연기되고 수술 중단은 하지 않아 병원 진료에는 큰 차질은 없다”고 설명했다. 조선대 의대·병원도 2일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주 1회 외래진료 휴진 여부를 논의한다. 주 1회 휴진의 시기와 방식, 참여방식(자율 여부) 등은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금요일(3일)에 또 다른 병원 교수님들이 휴진을 예고하고 있다”며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환자들의 가슴은 불안감으로 타들어가는데 일부 교수님들은 환자 곁을 떠나겠다고 한다”고 개탄했다. 대응책으론 “응급환자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119구급상황센터와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근무하고자 하는 의사들의 겸직 허가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이나 병원과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임현택·박단 또 불협화음?

의협은 정부와 대화에 의지를 보이던 비상대책위원회가 해산하고 이날 ‘초강성’ 집행부가 새로 들어섰다. 임현택 신임 의협 회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부터 42대 의협 회장 임기가 시작된다”며 “국민과 환자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얽힌 매듭을 잘 풀어 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다음주 2차 회의를 앞둔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불참 의사를 재차 확인하면서, 전날 밝힌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선 “정부가 일대일 대화를 공식 제의하면 바로 준비해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계일보

임현택 신임 의협 회장(왼쪽)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임 회장이 어제 오늘 의협 주도의 ‘범의료계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언급했는데 대전협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한 바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혀 정부와의 일대일 대화 성사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박 비대위원장은 특히 “임 회장의 독단적인 행동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은 지금까지 주체적으로 행동해왔고 앞으로도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2일 첫 상임이사회 회의에서 박 비대위원장과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임 회장은 박 비대위원장이 대통령과 대화에 나선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해 갈등을 빚었지만 화해했다.

한편 정부는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한 근거를 법원이 요구하자 관련자료 제출 준비에 나섰다.

앞서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 등이 정부를 상대로 의대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연이어 각하됐는데, 전날 법원은 처음으로 정부에 증원 근거를 요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재판부에 (2000명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를) 충실히 소명할 계획”이라며 “보건복지부와 논의해 (제출 기한인) 10일까지 자료를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영·이지민·조희연 기자, 광주=한현묵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