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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아빠가 직장 잃게 생겼어요"…C커머스, 국내 고용 시장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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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發 경제전쟁]⑩ 소규모 완구업체 폐업, 줄도산 우려

'초저가+수십만원대 쿠폰' 공세…중기 대규모 실직 불 보듯

[편집자주]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e커머스가 주도하는 '차이나 덤핑'이 한국 경제를 흔들고 있다.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 염가 공세에 소비자는 무방비로 노출됐고 소상공인은 생존 위협에 처했다. 산업 전반에 걸쳐 '경제 전쟁'으로 번질 것이란 위기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가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신속하고 엄중한 대응은 물론 개인의 인식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C커머스의 실태와 문제점, 대응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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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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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아빠가 직장을 잃을 위기에 놓였어요."

최근 회원 수 39만여 명인 국내 커뮤니티에서 알리·테무 등 'C커머스'의 진격과 관련해 관심을 받았던 게시물 제목이다. 본문 내용은 '알리, 테무 가격이 장난 아니다' '이러다가 중국 쇼핑몰이 우리나라를 먹겠다' 등 간략한 내용이었지만 다수가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산 직구 플랫폼이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줄도산' 우려와 고용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업종은 이미 C커머스의 영향으로 폐업하기 시작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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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완구코너에서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고르고 있다. (기사와 사진 관련 없음) 2022.5.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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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구 기업 폐업 중…사장 가족만으로 운영하는 기업 많아"

2일 박찬규 한국완구공업협동조합 전무는 알리·테무의 공격적인 시장 확장 영향에 대해 "(소규모 완구업체들은) 이미 폐업하고 있다"며 "직원들을 해고하고 사장과 가족끼리 운영하는 업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 전무는 "(중국산 직구 장난감이) 국산 장난감의 3분의 1 수준의 가격대로 판매되니 경쟁 자체가 안된다"며 "우리나라 기업은 수입하더라도 세금을 내고 쓰는데, 그들(직구 제품)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문을 닫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C커머스 직구 장난감 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은 완구업체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한 업종의 사례일 뿐 C커머스는 빠른 속도로 국내 제조업 전반을 잠식하고 있다.

C커머스는 생활가전부터 주방용품, 미용, 패션, 레저·스포츠용품, 가구, 식기 등 다양한 제품군을 국내 유통기업에서 살 수 있는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C커머스 ATTACK'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 해외직구 거래액 중 60%는 의류제품으로 패션업계가 입은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 입장에서 뿌리치기 힘든 구조가 국내 경제에 뿌리내리고 있는 셈이다.

실례로 테무의 경우 3월 한 달간 신규 앱 설치 고객에게 15만 원의 쿠폰을 제공하거나, 룰렛에 당첨되면 26만 원가량의 쿠폰을 제공하는 등 이미 초저가 상품에 대량의 할인쿠폰까지 더하고 있어 국내 제조기업이 마진 포기를 넘어 손해를 보면서 팔지 않으면 경쟁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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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중구 인천공항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세 주무관들이 직구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기사와 사진 관련 없음) 2023.1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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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직구 매년 급증…中 비중 43%에서 3년 만에 68%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전자상거래 물품 건수는 8881만 5000건으로 전년도 5215만 4000건보다 약 70.3%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통관 전자상거래 물품 증가율 36.7%(1억 3144만 3000건)를 2배 가까이 웃돈다.

중국발 직구 건수는 2020년 2748만 3000건, 2021년 4395만 4000건, 2022년 5215만 4000건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전체 통관 전자상거래물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43%에서 68%로 25%포인트(P) 뛰었다.

이는 C커머스의 공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우려스러운 점은 공세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본격화될 것이란 점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향후 3년간 1조 5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하고 그중 2500억 원을 물류센터에 투입해 상품 배송 기간을 크게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소비자 주문→중국 집하→중국 물류센터 입고→중국통관→선박 및 항공기 산적→한국 도착→통관→한국 물류창고 입고→소비자 배송'으로 이뤄진 현재 단계를 물류센터 설립을 통해 '소비자 주문→한국 물류센터→소비자배송'으로 단축하겠다는 의미다.

'초저가'라는 경쟁력에 빠른 배송까지 더해지면 국내 유통플랫폼과 중소기업은 설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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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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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어려운데…韓 경제 근간 중소기업, 설 자리 좁아진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기본통계(2021년 말 기준)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수는 총 771만 4000개로 전체 기업 비중의 99.9%에 달한다. 중소기업 종사자 수 역시 1849만 명으로, 전체 기업 종사자의 80% 이상이다.

중소기업과 종사자들이 국내 경제에서 어떤 존재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이런 중소기업이 C커머스의 공세로 설 자리를 잃게 되면 줄도산, 대규모 실직 등 사회적으로 미칠 파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수 있다.

저렴한 직구 제품 앞에 국산 제품은 국내에서 서서히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통계청의 '2023년 연간 제조업 국내 공급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의 국내 공급지수는 105.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4% 감소했다. 이는 역대 최대폭이다.

제조업 국내 공급지수는 국내에서 생산돼 국내로 출하됐거나 외국에서 생산돼 국내로 유통된 제조업 제품의 실질 공급 금액을 지수화한 지표다. 연간 지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1.3%) 이후 3년 만으로 제조업이 국내에 설 자리가 좁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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