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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미술의 세계

누구나 고통이 있다, 그들에게 전하는 따스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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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미야케 쇼 감독의 ‘새벽의 모든’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일본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 ‘새벽의 모든’을 선두로 1일 막을 올렸다. 43국 232편이 오는 10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독립 영화와 대안 영화의 산실’을 표방하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상업성이 강한 영화보다 개성 있는 예술 영화를 주로 소개해 왔다. 올해 개막작 ‘새벽의 모든’은 월경전증후군을 앓는 여성과 공황장애가 있는 남성이 서로를 알아가며 고통을 보듬는 이야기다. 어떤 우주에도 같은 밤은 없듯, 각자 다른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게 한다. 1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미야케 감독은 “일본에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며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1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새벽의 모든'(감독 미야케 쇼). 말 못 할 각자의 고통을 이해하게 되며 삶의 새로운 의미를 깨닫는 두 남녀가 주인공이다.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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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방한하는 대표적 영화인은 대만의 차이밍량 감독. 2012년 ‘무색(無色)’부터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무소주(無所住)’까지 이어진 그의 ‘행자’ 연작 10편을 세계 최초로 한자리에서 상영한다. 차이밍량의 페르소나라는 배우 이강생이 ‘서유기’ 삼장법사에서 영감을 받은 붉은 승복을 입고 파리·도쿄·워싱턴DC 등 세계 여러 도시를 느리게 걸으며 내면으로 향하는 문을 두드린다. 최근 상업 영화와 거리를 두고 있는 차이밍량은 ‘행자’를 통해 영화가 스토리텔링에 국한되지 않는 이미지 예술임을 일깨우며 “왜 영화관은 미술관이 될 수 없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전주국제영화제가 해마다 한 명 초청하는 ‘올해의 프로그래머’로는 전주가 고향인 허진호 감독이 나선다. 허 감독은 자신의 영화 세계를 드러낼 작품으로 ‘봄날은 간다’(2001) ‘외출’(2005) 등 두 편과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이야기’(1953), 하길종의 ‘바보들의 행진’(1975),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1984)를 골랐다.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열리는 특별전에선 극영화 1편과 다큐멘터리 5편이 나온다. 극영화 ‘목화솜 피는 날’은 영화로는 처음으로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촬영했다. 폐막작은 캐나다 카직 라드완스키 감독의 ‘맷과 마라’. 과거에 알고 지내던 남녀가 오랜만에 재회하는 로맨스 코미디로, 논리와 이성만으로는 재단할 수 없는 관계의 수수께끼를 탐색한다.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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